오랜만에 돌아온 ''향연''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국립국악관현악단, 게임 음악 협업 ''이색 시도''
연출가 신유청·민새롬 신작 등 총 61편 선보여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 국립무용단 ‘향연’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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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극장이 ‘2024~2025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을 18일 발표했습니다. 국립극장은 2012년 하반기부터 레퍼토리시즌을 도입해 1년간 선보일 공연 프로그램을 미리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도 흥미로운 작품이 많습니다. ‘2024~2025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중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작품들을 모아봤습니다.
◇오래 기다려온 히트작 재공연
|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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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전속단체들의 ‘히트작’들이 오랜만에 돌아옵니다. 그 중 기대작은 단연 국립무용단 ‘향연’(2024년 12월 19~25일)입니다. 한국무용가 조흥동이 총예술감독을, 패션 디자이너 출신 정구호가 연출한 작품으로 무려 6년 만의 재공연입니다. 2015년 초연 이후 3년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무용계 흥행 신화를 새로 썼습니다. 2017년 2월에 ‘향연’을 관람했는데 그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국 전통무용은 느리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단번에 깨부순, 에너지 넘치는 강렬한 무대였습니다.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2024년 9월 5~15일)도 ‘강추’합니다. 연극계 대표 연출가인 고선웅이 극작과 연출을 맡고 소리꾼 한승석이 작창을 맡은 작품입니다. 잃어버린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 타령’을 현대적으로 재창작했습니다. 고선웅 연출 특유의 ‘말맛’ 가득한 글, 여기에 한국 특유의 해학이 한데 어우러져 유쾌함을 전합니다. 5년 만의 재공연입니다.
국립극장 연말 대표 공연 마당놀이도 5년 만에 돌아옵니다. 그동안 공연한 레퍼토리 4편(심청이 온다·춘향이 온다·놀보가 온다·춘풍이 온다)의 하이라이트를 엮은 ‘마당놀이 모듬전’(2024년 11월 29일~2025년 1월 30일)입니다. 처음 ‘마당놀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너무 옛날 공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요. 2018년 ‘심청이 온다’를 보고 너무 재밌어서 이듬해 ‘춘풍이 온다’까지 즐겁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는 마당놀이의 전설과 같은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이 특별 출연한다고 합니다. 어떤 풍자의 재미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흥미로운 신작부터 공동주최 공연까지
|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Ⅱ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으로 협업하는 온라인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 (사진=에이케이인터랙티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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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기대작은 국립창극단 ‘수양’(가제, 2025년 3월 13~20일)입니다. ‘피의 군주’이자 세종의 위업을 계승한 ‘치적군주’로 알려진 수양대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요. 최근 연극 ‘연안지대’로 주목을 받은 연출가 김정의 첫 창극 도전입니다. 한국 대표 극작가 배삼식, 그리고 소리꾼 한승석이 작창으로 함께 합니다.
로봇 지휘자, 가상현실(VR) 영상과의 접목 등 매 시즌 신선한 기획을 선보여온 국립국악관현악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2024년 11월 29~30일)은 국악관현악과 게임음악의 만남을 시도하합니다. 온라인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의 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공연입니다. KBS교향악단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서양 관현악곡과 국악관현악곡을 바꿔 연주하는 ‘스위치’(가제, 2025년 6월 21일)도 궁금해집니다.
국립극장 자체 기획 공연도 흥미롭습니다. 연극 ‘와이프’,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으로 바쁘게 활동 중인 신유청 연출은 중증 척추 장애를 지닌 일본인 작가 이치카와 사오의 자전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헌치백’(2025년 6월 12~15일)을 선보입니다. 최근 연극 ‘크리스천스’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민새롬 연출은 동명 영국 청소년 소설을 무대화한 연극 ‘몬스터 콜스’(2024년 12월 5~8일)를 준비 중입니다.
| 연극 ‘붉은 낙엽’ 트라이아웃 공연 장면. (사진=우란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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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립예술단체의 공동 주최 공연도 눈길을 끕니다. 올해 초연해 호평을 받은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2025년 2월 22일~3월 7일)이 1년 만의 재공연을 예고합니다. 내년 3월 국립극장으로 이전하는 국립극단은 연극 ‘그의 어머니’(2025년 4월 1~20일)를 선보입니다. 공연제작사 라이브러리컴퍼니와 공동제작하는 연극 ‘붉은 낙엽’(2025년 1월 8일~3월 1일)도 놓쳐서는 안 될 작품입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로 만났던 2021년 초연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국립극장은 이번 시즌에 신작 23편, 레퍼토리 8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6편 등 총 61편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보다 자세한 공연 소개는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