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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인 22일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4.17~7.10%로 집계됐다. 전날(연 4.17~6.19%)과 비교하면 하단은 동일했으나, 상단이 1%포인트(0.9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날 주담대 고정금리도 연 3.90~6.47%로 하루 전(연 3.90~6.09%)보다 상단이 0.33%포인트 상승했다. 이달 초와 비교해도 대출 금리 상단이 모두 올랐다. 지난 1일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4.05~6.97%, 고정 금리는 연 3.83~6.25% 수준이었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유지했다. 예상한 결과다. 그러나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을 열어 놓은데다, 내년 말 금리 전망까지 5%대로 높게 예상하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얼어붙었다.
연준이 공개한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 도표’에 따르면 올 연말 금리 전망은 5.6%로 19명의 연준 위원 중 12명이 지금보다 한 차례 인상을 찍었다.
문제는 연준의 이런 전망으로 국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이는 국채 금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국채 금리는 미 국채 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미 은행들이 채권 발행 물량을 늘리면서 은행채 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와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월 말 3.941%까지 떨어졌다가 꾸준히 상승해 전날엔 4.517%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 연준의 발표로 금리 방향 전환 가능성이 쏙 들어가면서, 당장 이날 미국 채권 2년물 금리가 연 5.19%, 10년물 금리가 연 4.4% 수준까지 올랐다. 각각 2006년과 2007년 이후 최고치다. 가뜩이나 국내 대출 금리는 최근 고금리 수신 경쟁과 은행채 발행 급증으로 상승 조짐을 보였는데 연준의 최신 전망에 상승 압력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금리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가계대출은 증가세다.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551조6704억원으로 지난 8월말(550조2711억원)보다 1조3993억원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8827억원 늘어난 419조9993억원이었다. 2년 가까이 감소세를 보여온 신용대출도 91조3736억원으로 3838억원 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계속되고 물가상승 압력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