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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요는 전망치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전날 전망치도 지난해(93.0GW)와 비슷한 92.9GW로 전망됐으나 실제론 이보다 높았다. 태풍 ‘카눈’이 밀어올린 더운 공기가 한반도를 뒤덮으며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서울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육박하고 있다.
예년과 비교해 전력 공급능력이 대폭 늘어나면서 전력 수급 차질 우려는 낮아진 상황이다. 전력거래소는 8일 최대 전력 공급능력이 104.4GW로 피크 시간에도 공급예비력 11.3GW(예비율 12.1%)를 유지할 것으로 예보했다. 전력 당국은 공급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경보 ‘준비’ 단계를 발령한다.
전력 당국은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하루 뒤인 9일 밤부터 불볕더위는 가실 전망이지만 제주를 시작으로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10일 오전부턴 경남 남해안을 시작으로 한반도 전체가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발전설비나 송·배전설비 역시 강풍, 폭우에 따른 피해로 전력수급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루 중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이르는 낮 시간대 국내 전체 전력수요의 최대 20%를 충당하는 태양광 발전량도 큰 폭으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8일 전력거래소 경인관제센터를 찾아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전력 수요~공급은 통상 전남 나주의 전력거래소 중앙관제센터에서 통제하지만, 이곳 가동이 불가능한 비상 상황 땐 경인관제센터이 이 역할을 이어받게 된다. 강 차관은 또 10일을 전후로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영남 지역 주요 발전 및 송·변전시설 근무자에게 전화해 태풍에 대비한 사전점검을 당부했다.
국내 송·변전 설비 관리를 맡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기안전공사, 전력계통 운영을 맡은 준정부기관 전력거래소, 국내 전체 전력생산의 80% 이상을 맡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부발전 등 5개 발전 공기업 역시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 중이다.
강 차관은 “어제도 예상보다 높은 전력수요를 기록하는 등 언제든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긴장감을 갖고 전력 수급 대책을 면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 역시 이날 한국산업단지공단 13개 지역본부장과 태풍 ‘카눈’ 상륙에 대비한 점검 회의를 했다. 장 차관은 참석자에게 “침수·범람·강풍 피해에 대비해 취약시설을 다시 한번 점검해 달라”며 “특히 지난해 태풍 피해가 있었던 포항 산단에 대해선 각별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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