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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보류 요구해라"…민주, `한일회담` 尹 압박(종합)

박기주 기자I 2023.07.11 14:49:56

민주당, 한일정상회담 앞두고 공세 수위 높여
"尹, 日 오염수 퍼주기 외교…얻는 게 뭔가"
`IAEA 보고서=日 맞춤형`…비판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압박에 나섰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보고서를 두고 “일본 맞춤형 보고서”라고 규정하고, 이 보고서가 중립성과 신뢰성을 잃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연구원의 ‘IAEA 후쿠시마 오염수 보고서 검증 토론회’에서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을 비롯한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일본의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 대신 모든 국가와 일본 어민, 국민들에게 더 나은 방안을 찾기 위해 실효적인 대안을 제시해 왔다”며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3대 조치’를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가 제안한 사항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일본에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잠정 보류를 요구할 것 △정부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잠정조치 청구를 즉각 추진할 것 △환경·건강·생태 관련 국제 기구와의 협업 기구 구축에 대한 여당 협조 등이다. 그는 “대통령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정부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해양 투기를 보류하는 것이 답이고, 관철하기 바란다”며 “올해 열리는 런던 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의제화해야 한다. 국제 해양법 전문가들도 긍정적 검토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정민 원내부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두고 일본 정부에 퍼주기 외교를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렇게 앞장서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문제없다고 왜 홍보를 해주는지, 도대체 우리 국민이 얻게 되는 구체적 이득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관념적인 일본 정부와의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서 전 국민의 오염수 불안을 무시하고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은 ‘IAEA 후쿠시마 오염수 보고서 검증 토론회’를 열고 원전 오염수 방류의 근거가 되고 있는 IAEA 보고서의 적절성 여부를 집중 조명했다. 일본이 IAEA 보고서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본의 입장만 대변하는 보고서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날 토론회 지적의 골자였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은 “IAEA는 일본이 제공한 자료에 근거해 보고서를 작성했고, 일본은 IAEA 보고서를 근거로 오염수를 투기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도 이를 존중하며 국제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며 “무엇을 근거로 오염수를 투기하고 무엇을 존중한다는 것인지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다핵종제거설비(ALPS, 알프스)가 방사성 핵종 물질들을 제대로 걸러낼 수 있는 성능이 있는지, 무엇보다 30년 이상 오염수 방류가 해양생태계와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백도명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이번 IAEA 보고서를 검토한 뒤 ‘수증기 배출이나 지상 보관 등 다른 오염수 처리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좁은 범위의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경 위험 평가가 너무 단순해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처리수 방출은 일본 정부의 결정일뿐, 이 보고서가 그 정책을 권고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기호 변호사도 이날 토론회에서 “국경을 초월하는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IAEA는 어떤 안전 규정을 적용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한국에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을 방문 중인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 저지 대한민국 의원단`은 이날 뜻을 같이하는 일본의 의원 및 시민단체와 간담회 등을 열고 일본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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