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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가 최근 8년간 제7기 및 제8기 전국 지방의원 징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제7기에서 60명, 제8기에서는 2배 이상 증가한 131명의 지방의원이 징계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징계사유를 보면 △갑질 행위·성추행 등 성 비위(28명, 14.7%) △본인 사업체와 수의계약 등 영리 행위(20명, 10.5%) △음주·무면허 운전(16명, 8.4%) 등의 비위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징계유형으로는 △출석정지 97명(50.8%) △공개회의 경고 39명(20.4%) △공개회의 사과 31명(16.2%) △제명 24명(12.6%)으로 나타났다.
◇뇌물죄 구속된 지방의원 6242만원 받아
지방의원은 출석정지 징계를 받으면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데도 의정비를 전액 지급받아 왔다. 실제 출석이 정지된 지방의원 97명에게 최근 8년간 총 2억 7230만원(1명당 평균 280만원)의 의정비가 지급됐다.
A광역의원은 성추행을 이유로 출석정지 30일 징계처분을 받은 기간에도 의정비 495만 원을 지급받았다. B기초의원은 음주운전을 이유로 출석정지 30일 처분을 받은 기간에 의정비 396만 원을 지급받았다.
심지어 지방의원이 비위행위로 구속된 경우에도 의정비를 계속 지급하고 있었다. 구속된 지방의원 38명에게 최근 8년간 총 6억 5228만 원(1명당 평균 1716만원)의 의정비가 지급됐다.
C광역의원은 뇌물죄로 구속된 기간(363일) 동안 의정비 6242만 원을 지급받았다. D광역의원은 살인교사죄로 구속된 기간(418일)에 6027만 원을 지급받았다. E기초의원은 강간죄로 구속된 기간(434일)에 3075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에 권익위는 지방의원이 출석정지 등 징계처분을 받거나 비위행위 등으로 구속되는 경우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는 규정을 각 지자체 조례에 마련하도록 했다. 또 지방의원 출석정지 기간을 현행 30일 이내에서 90일까지 확대하는 등 지방의원 징계기준을 강화하도록 했다.
◇증거서류 없는데 출장비 정액 지급
권익위는 지난 21일에도 지방의원의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등 도덕적 해이에 제동을 걸었다.
권익위는 청렴도가 낮은 79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및 지방의회 자치법규 4만6917개에 대해 부패영향평가를 실시하고, 5개 업무 유형의 85개 개선과제와 1974건의 개선사항을 해당 지자체 및 지방의회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근무지 내(12km 미만) 출장에도 교통비 외의 식비를 1일 최대 4만 5000원까지 지급하거나 증빙서류가 없는데도 출장비를 정액 지급해 허위출장 및 부정수령을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지방의원의 겸직신고를 연 1회 이상 지방의회 누리집에 게시해야 하나 ‘의무’가 아니다 보니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태도 드러났다.
이에 권익위는 지방의원의 국외출장 필요성, 시기 적시성, 경비 적정성 등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국외출장 계획 변경에 따른 심사 생략은 천재지변 등 명확한 경우에만 하도록 했다.
근무지 내 출장 시 교통비·식비를 지급하는 근거를 삭제하고 출장 운임·숙박비는 증거서류를 토대로 정액이 아닌 실비로 지급하도록 했다. 또 허위출장 및 출장비 부정수령자에 대해서는 최대 5배까지 가산징수할 수 있게 권고했다.
지방의원의 겸직신고 내용을 연 1회 이상 지방의회 누리집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업무추진비의 경우 예외 없이 1회 1인당 3만 원 이하로 집행하고 심야 시간이나 동료의원 간 식사 시에는 사용을 제한하게 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지역주민의 신뢰를 받는 청렴한 지방의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