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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헝다, 디폴트 위기 가까스로 또 모면

방성훈 기자I 2021.11.11 14:56:13

국제청산회사 클리어스트림 "달러 채권 이자 3건 지급"
헝다, 30일 유예기간 마지막날 변제 방식으로 연명
자산 매각 등 자금 확보 나섰지만 여의치 않아
유동성 위기 지속…올해만 이자 지급 4건 더 막아야

중국 상하이에 있는 헝다그룹 빌딩(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 이하 헝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다시 한 번 가까스로 모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국제청산 회사인 클리어스트림의 고객들이 헝다 측으로부터 지연됐던 3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받았다고 보도했다.

헝다는 지난 10월 11일 달러화 채권 3건에 대한 이자 1억 4810만달러(약 1752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30일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11월 10일까지 이자 지급을 하지 못하면 공식 부도 처리될 상황이었다.

3건의 달러화 채권은 2022년 만기 9.5% 채권, 2023년 만기 10% 채권, 2024년 만기 10.5% 채권으로, 지급해야 할 이자는 각각 6888만달러, 4250만달러, 3675만달러였다.

헝다는 채권 만기일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가 30일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 대금을 치루는 방식으로 연명해오고 있으며,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헝다는 지난 9월 23일과 29일에도 만기가 도래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가 유예기간 마지막 날인 10월 22일과 28일에 각각 변제에 성공해 디폴트 위기를 넘긴바 있다.

헝다는 부도를 맞지 않기 위해 자산 매각 등 적극적으로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우량 계열사인 헝다물업 지분을 처분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지난 4일과 5일, 8일 사흘에 걸쳐 자회사인 헝텅인터넷 지분 5.7%를 매각했고, 이를 통해 11억 2500만 홍콩달러(약 1703억원)를 확보했다. 이달 10일에는 자회사인 헝다자동차 주식 1억 7500만주를 주당 2.86홍콩달러에 매각해 5억 홍콩달러(약 757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고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하지만 이들 자금은 부채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헝다의 부채는 올해 6월 말 기준 1조 9700억위안(약 360조원)이다. 이는 총 보유 자산 2조 3800억위안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올해 안에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막아야 하며,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도 74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헝다가 공식 부도 처리되면 이 회사가 발행한 다른 달러화 채권들도 교차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디폴트 위기를 완전히 넘기려면 대규모 자산 매각에 성공하는 동시에 사업까지 정상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만큼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이 도래할 때마다 부도 우려가 계속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빠진 헝다를 해체하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헝다가 파산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분야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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