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청담 우리들병원(이상호 회장· 배준석 병원장) 석주완 신경외과 진료과장이 척추뼈가 분리돼 앞으로 미끄러져 통증을 발생시키는 척추전방전위증의 치료로 최소 절개 요추부 추체간 골유합술의 장기적인 효과를 임상적으로 비교 연구한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저널 세계 신경외과학(World Neurosurgery)에 게재됐다.
척추는 24개의 움직일 수 있는 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정한 범위에서 구부리거나 비틀 수 있다. 각각의 척추뼈는 분리되어 그 사이를 젤리 모양의 디스크가 쿠션 작용을 하며, 척추뼈끼리 직접 맞닿지 않고 인대와 관절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척추의 상부면 관절과 하부면 관절은 뼈의 좁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부위가 파열이 되면 척추분리증이 발생하여 척추가 정상위치에서 앞으로 미끄러지는 척추전방전위증이 진행될 수 있다. 외상이나 허리에 강한 스트레스, 퇴행성 관절염 등이 원인이 되며, 주로 요추 4번과 5번 사이, 요추 5번과 천추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괜찮은데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앉아 있다가 허리를 펴려고 할 때 요통과 좌골신경통이 나타나고 다리가 저리고 힘이 없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석주완 과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의 치료를 위한 최소절개 치료법인 전방경유 요추부 추체간 골유합술 (ALIF; (Anterior Lumbar Interbody Fusion)과 추간공경유 요추부 추체간 골유합술(TLIF; Transforaminal Lumbar Interbody Fusion)의 장기적인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정확한 임상적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건강과 연관된 삶의 질의 변화를 평가하는 ‘MCID(최소 임상적 중요한 변화, minimum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를 최초로 이용, 수술 전과 후를 실제적인 수치로 비교했다.
석 과장은 “과거 전통적인 수술 방법은 허리 근육을 넓게 벌린 다음 척추의 후궁을 상당 부분 제거한 후 신경을 옆으로 당긴 뒤 수술 도구를 집어 넣어 치료했다. 과다한 출혈, 신경근의 손상, 신경 유착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컸다”며, “반면 요추부 추체간 골유합술은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병변을 직접 보면서 척추체로 접근해 디스크를 제거하고 골융합용 기구(케이지)를 이식한 다음, 절개 없이 작은 상처만 내서 나사못을 척추뼈 안으로 정확하게 집어넣어 고정시키는 수술법이다. 최소한의 상처만 내기 때문에 출혈이 없고 수혈이 필요 없으며, 척추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므로 신경 유착이 발생될 위험도 없다. 입원기간과 회복기간도 짧아 수술 부담이 적다”라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최소절개 요추부 추체간 골유합술을 받은 1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77개월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허리, 다리 통증 및 기능장애가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MCID(최소 임상적 중요한 변화)를 통해 척추뼈 하나의 분절에서 나타난 분리증으로 발생한 과도한 전만(앞으로 볼록하게 굽은 척추 배열 양상)이 전체 요추의 균형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뒤쪽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는 원인으로 신경근 압박과 통증이 유발된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석 과장은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발생한 디스크 높이의 감소로 요통과 좌골신경통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회복시키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요추부 추체간 유합술은 현재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방법으로 그동안 많은 연구와 논문작업이 이루어졌으나, 다른 분야처럼 MCID를 적용하여 임상적 연관성을 높인 연구는 그동안 없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척추 분야에서도 임상적 연관성을 높인 연구들이 많아지고, 척추 치료기술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