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와 황톳집, 그 아이러니

객원 기자I 2009.05.07 20:33:00

''모두모두 모이세某''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제주도는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조금은 이국적인 섬. 제주도가 고향이 아닌 사람에게 제주는 타국과 같다. 반도로부터 불어온, 바다를 지나 섬에 도착한 바람에는 대지의 향내가 스며있다.

깊고 넓은 바다의 내음도 담겨있다. 육지로부터 떨어져 있지만 이 섬은 외롭지 않다.

◇ 따스한 기운으로 봄을 안내하다


흙은 따스하다. 특히 붉은 빛을 지닌 고운 황토는 기(氣)를 품고 있어 더욱 포근하다. 제주에서 황토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작은 구멍이 숭숭 뚫린 검은 돌이 흔하다.

섬을 둘러싼 해변의 모래도 검다. 끓어올랐던 섬의 열기가 순식간에 대기 속으로 날아가버린 탓이다.
 
펄펄 끓기까지 했던 돌은 이제 더 이상 따뜻하지 않다. 그래서 제주에서 맞는 바람, 특히 겨울 바람은 유독 차고 거칠다.

제주 공항에서 10분 거리, 7272.76㎡(2200평) 대지에 솟은 '모두모두 모이세 某'는 옅은 붉은 빛을 띠는 전라남도의 황토를 날라다 지은 것이다.
 
아스팔트가 깔린 넓은 대지 위에 자연을 담은 집 한 채가 의외성을 띤다.

주변은 야자수로 둘렀다. 초록과 부드러운 흙의 색은 사람을 보듬는 힘이 있다. 이국적인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토속적인 느낌의 건물. 봉긋봉긋한 검은 지붕은 기와로 마감했다.

◇ 돌과 나무로 엮어낸 父子이야기



2007년 여름 제주 연동에 오픈한 '모두모두 모이세 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커다란 돌과 반세기는 된듯한 야자수가 눈에 띈다.
 
주차장 한 켠에는 연못을 만들고 연자방아를 놓았다. 분수도 있고 연못 속에는 물고기도 있다. 뒤로는 산책로도 만들었다.

대지만 7272.76㎡(2200평)이다. 음식점은 단층으로 991.74㎡(300평), 제주도 내에서 최대 규모다. 황토로 만든 건물은 완공 전부터 이슈가 되었다.

콘셉트와 설계, 조경까지 나무와 돌을 좋아하는 안국현 회장의 손길이 스치지 않은 곳이 없다. 안 회장은 조경에 관심이 많았다. 오래 전부터 돌과 나무를 수집해왔던 그다.

연못 주변에 놓인 분재들 역시 그의 수집품이다. 매장 내부의 선은 모두 곡선이다. 조명 역시 하나의 작품이다. 로비의 높은 천장 위에 달린 커다란 조명은 구름을 닮았다. 편안하고 아늑한 둥지에 들어온 느낌이다.

나무와 흙과 바람과 구름, 빛은 뗄 수가 없다. '모두모두 모이세 某'. 그대로 옮겨 왔다. 따스한 온기, 언제나 봄이다. 그러니 나비가 난다.

◇ 황토 마감으로 원적외선 공간에서 식사



황토로 지은 건물의 특징은 건물이 숨을 쉰다는 것이다. 황토 자체에서 원적외선이 방출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두모두 모이세 某'에 들어서면 따스한 기분이 드는 것도 그 탓이다. 천장 또한 높아 쾌적하다.

밖으로 보이는 연못과 분수, 나무들 사이 대형 스크린이 눈에 띤다. 스크린에는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고객 이벤트에 활용되기도 한다. 곳곳에 고객을 향한 개성과 배려가 묻어난다.

이곳에서는 한식을 기본으로 북경오리와 딤섬, 자장면 등 몇몇 중식 메뉴를 더했다. 안 회장이 중국에서 직접 스카우트한, 중국국제호텔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3명의 현지 요리사들은 각각 북경오리, 딤섬, 면 요리를 맡고 있다.

한식과 중식을 하나의 요리 코스로 만들었다. 건물과 조경이 안국현 회장의 작품이라면 이건 아들인 안현석 대표의 아이디어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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