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까지 단독 채택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임명 강행보다 논란을 조기에 정리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을 앞두고 김 후보자 거취를 매듭지으면서 국정운영의 부담은 일단 덜었지만, 8·30 개각에서 두 번째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인사검증 실패라는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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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의 사퇴는 전날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맞물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최근 민심 이반과 관련해 “언제나 국민은 옳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일에 집중하고 결과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세심하지 못한 게 매우 큰 문제인 걸 아프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해서도 “나름 최선의 인선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의 검증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 17일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해 임명을 위한 절차적 여건이 마련됐음에도 이를 기정사실화하지 않은 것이다.
결론은 하루 만에 나왔다. 김 후보자는 19일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후보자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작은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어제 대통령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자진 사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임명을 유보한 직후 김 후보자가 물러났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판단이 거취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결정은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배려와 소통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과정과 방법에서 부족했던 것이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책과 개혁의 방향은 유지하되 추진 과정에서는 민심을 보다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자 문제에서도 검찰개혁이라는 방향은 유지하면서 논란이 커진 인사를 끝까지 끌고 가지 않는 쪽을 택했다. 김 후보자는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해 온 데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의원 모임을 주도해 강성 지지층 일부의 지지도 받아왔다. 직접 지명을 철회할 경우 여권 내부의 반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반면 김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하면 전날 강조한 ‘국민 눈높이’와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방향은 유지하면서 인사 논란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됐다. 이 대통령이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기존 사건의 공소취소가 가능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한 데 이어 김 후보자까지 물러나면서 공소취소를 둘러싼 야권의 의구심과도 일정 부분 거리를 둘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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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 후보자의 사퇴로 인사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지명된 지 20일 만에 물러났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8·30 개각에서 두 번째 낙마이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로는 다섯 번째 장관급 후보자 낙마다.
더욱이 김 후보자의 사퇴 직후 성추행 및 무마 의혹과 추가 음주운전, 다른 청탁 의혹 등이 담긴 전직 보좌진의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인사검증 논란은 다시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탄원서 전달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청와대가 이를 언제 인지했는지와 검증 과정에서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전날 인사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발생한 후보자를 사후에 정리하는 것을 넘어 후보자 발굴과 검증 단계에서 문제를 걸러낼 수 있느냐가 더 근본적인 과제로 남은 셈이다.
당장 후임 법무부 장관과 추가 검증 중인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이 관건이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지휘부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또다시 인사 논란이 불거질 경우 이번 김 후보자 사퇴로 보여준 ‘국민 눈높이’ 기조 역시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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