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경고등 켜지자, 5대 은행 부실채권 2조 털었다

김국배 기자I 2023.07.24 14:39:35

상반기에만 2조2000억원어치, 작년 2배
은행권 연체율 올 들어 빠르게 상승
6월 연체율 0.29%, 1년 전보다 0.12%p 높아져
경기 침체 등에 하반기 연체율 추가 상승 우려도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5대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에 상각·매각한 부실 채권 규모가 지난해 전체 규모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자, 건전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은행은 부실 채권을 매각·상각해 연체율을 낮출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 1~ 6월 총 2조2130억원어치 부실 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했다. 작년 상반기 9907억원의 2배가 넘을 뿐 아니라 작년 연간 규모(2조2713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한다. 그러다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해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write-off), 자산 유동화 전문 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방법 등으로 처리한다.

현재 은행권 연체율은 1% 미만으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비하면 낮지만 올 들어 빠르게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원화 대출 연체율은 평균 0.29%로 전달 0.33%보다 0.04%포인트 낮아졌으나, 1년 전인 작년 6월 0.17%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반기마다 부실 채권을 매각했는데 올해는 연체 증가로 분기마다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은행 입장에서 부실 채권을 정리하면 당장 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부실 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지난달 평균 0.27%로 전달 0.30%에서 0.03%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이는 단기적인 조치일 뿐 중장기적으로 부실 채권이 많을수록 그만큼 충당금을 쌓아둬야 하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손실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연체율이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등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가계 연체 등 증가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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