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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위기 악화시 추가 보증”
옐런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은행연합회 연설을 통해 “은행 위기가 더 악화할 경우 예금에 대한 추가 보증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당국이 유동성 문제를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믿지만 필요하다면 더 많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금융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직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지급 보장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의 전액 지급을 보증하겠다고 했고, 이후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 이같은 조치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옐런 장관의 이날 언급은 두 은행 외에 유동성 위기에 처한 은행이 또 나온다면 다시 지급 보증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모든 은행의 예금을 정부가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현재 대형 은행들은 뱅크런 조짐이 없다는 점에서, 이제 위기 가능성은 줄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재무부 당국자들이 FDIC의 지급 보장 대상을 모든 예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를 거치지 않고 재무장관이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외환안정기금 ‘우회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최근 당국 조치에 대해 “예금자의 저축과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단호한 약속을 보여줬다”며 “재무부와 FDIC, 연방준비제도(Fed)의 조치는 예금보험기금(DIF)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추가 은행 파산 위험을 줄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취한 조치는 특정 은행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춘 게 아니다”며 “더 광범위한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형 은행이 전이 위험이 있는 예금 인출 사태를 겪는다면 비슷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지금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오늘날 은행 시스템에서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은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향후 몇 주 안에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과 관련한 조사에 돌입한다”며 “현재의 규제와 감독 체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 역시 이날 히스패닉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서밋에서 “정부는 금융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힘을 보탰다.
◇은행주 반등…S&P 4000선 돌파
이 와중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과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은행 CEO,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등이 워싱턴DC에서 만나 유동성 위기설이 도는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2차 지원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모두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300억달러 예치 구제책에 동참한 곳이다.
고위 당국자들과 월가 거물들이 일제히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서면서, 움츠러들었던 투자 심리는 다시 살아났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무려 29.47% 폭등했다. JP모건체이스(2.68%), 뱅크오브아메리카(BoA·3.03%), 씨티그룹(2.29%), 웰스파고(2.67%) 등 4대 은행 주가도 2~3%대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5.76% 뛰었다.
3대 지수 역시 반등했다. 뉴욕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30% 오른 4002.87을 기록했다. S&P 지수가 4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6일 이후 2주 만이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1.47% 급락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옐런 장관의 언급은 이번 사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으며 또 위험이 발생해도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며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