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홍정민기자] 20일 외국인이 전날의 두배가 가까운 규모를 사들였지만 지수는 내렸다. 전날은 외국인이 700억원을 샀을 뿐인데 지수는 상승, 5일선 위로 올라섰다. 지난 18일도 마찬가지.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는데 지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주들어 외국인 매매패턴과 지수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외국인이 6일동안 계속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고 바구니에 담는 업종이나 종목에도 변화가 없는데 무엇이 변했길래 지수는 거꾸로 가는 것일까.
외국인들의 지수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 경제지표, 기업실적, 미국 증시 등에서 모멘텀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외국인들의) 유동성이 유일한 호재이기 때문.
한요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미국 증시가 나빴음에도 외국인이 주식을 샀고 전기전자, 은행 등 그동안 많이 매수했던 업종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의 모습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으며 고점 부담에 자동차주 등은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면서 "이날 증권주로 순환매가 몰린 것도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지수가 900포인트에 근접하면서 주가가 단숨에 더 오르기는 어렵다는 인식도 이들을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002년 4월말 이후 900포인트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또 외국인들이 짧게는 올들어, 길게는 지난해 5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사들인만큼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을 법하다.
더구나 이날은 외국인 선물매도에 따른 차익 프로그램 매물이 물밀 듯 밀려오면서 다른 수급 요건들을 압도했다. 이날 차익 프로그램 매도규모는 1403억원에 달한다.
결국 외국인들의 낙관론과 지수를 끄는 힘은 여전하지만 고점 부담과 차익실현이 잠시 둘의 역학관계를 작동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추세적인 관점에서는 프로그램보다 외국인을 따라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즉 외국인이 고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은 단기적인 수급악재가 지수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매수차익잔고가 많이 늘어났지만 상승장이기 때문에 한, 두 차례 털린 후에는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다시 외국인 매매동향이 지수를 좌우할 것이라는 설명.
그는 다만 단기적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미국 증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선물시장 외국인 순매도가 미국 증시 약세의 영향도 받았음을 감안해 미 증시 흐름을 주시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힘이 예전에 비해 크게 약화됐으며 이들의 지수 영향력이 당분간은 약화될 것이라는 견해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매패턴이 소극적으로 돌아서면서 지수 영향력이 질적으로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여전히 많이 사고는 있지만 파는 물량도 만만치 않아 지수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는 "900포인트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 외국인내에서 손바뀜이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들이 물량은 확보하면서 매수단가를 높이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지수가 힘을 못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주들이 줄줄이 미끄러지고 있는 모습이 이같은
서정광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세를 리드하던 은행주들이 둔화되고 있으며 시가총액 상위 5개사들의 거래비중이 1월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면서 지수탄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크게 호전되거나 외환 시장이 안정되면서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