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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사흘간 하마스에서 풀려난 인질 58명은 대부분 병원에 입원한 상태이며 신체 상태는 안정적인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인질들의 가족 등을 통해 그들이 억류됐던 현지 상황을 알아봤다.
인질들이 붙잡혀 있던 동안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체중 감소다. 하마스에 친척 3명이 끌려갔던 메라브 라비브는 AP에 “인질들은 주로 쌀과 빵을 먹었는데 식사는 불규칙했다”며 “사촌과 이모가 50일만에 각각 7kg씩 체중이 빠졌다”고 전했다.
인질에서 풀려난 야파 아다르의 손자 아드바 아다르도 “할머니가 50일 정도 붙잡혔었는데 체중이 줄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생활 여건도 좋지 않았다. 라비브의 친척들은 건물의 접수처로 보이는 방에서 지냈는데 여기에 나란히 늘어선 의자에 누워 잠을 잤다. 화장실을 가려면 때로는 몇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휴전 첫날 풀려난 아디나 모셰의 조카 에얄 누리는 “이모가 몇 주 동안 어둠 속에 있었기 때문에 햇빛에 적응해야 했다”며 “터널 안의 완전한 어둠 속에 있었고 포로 생활간 외부 세계와는 단절됐다”고 전했다.
인질로 붙잡혔던 12세 소년 힐라 로템-쇼샤니의 이모 야이르 로템은 조카에게 “더 이상 속삭이듯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계속 상기시켜줬다. 로템은 “(하마스측이) 항상 속삭이고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이제는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며 “조카는 13번째 생일을 맞은 27일 이스라엘로 돌아왔고 식욕도 돌아왔다”고 전했다.
라비브의 조카인 오하드 먼더는 석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달 늦은 9살 생일 파티를 했다.
돌아온 모두가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인질이었던 모셰는 남편이 하마스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아들은 목숨을 건졌다.
야파 아다르는 이스라엘로 돌아왔으나 그의 집은 파괴되고 말았다. 그의 손자는 “그 집은 할머니가 자녀를 키운 곳으로 추억과 사진 앨범, 옷이 있었다”며 “할머니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게 돼 노년에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풀려난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대부분 양호했지만 84세 고령의 알마 아브라함은 생명이 위협받는 상태에서 급히 이스라엘 소로카 의료센터로 이송됐다. 병원에 따르면 그는 기저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감금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합의에 따라 휴전 첫날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이스라엘인 50명(이중국적자 포함), 외국인 19명 등 총 69명의 인질을 풀어줬다. 이스라엘도 26일까지 팔레스타인 수감자 117명을 석방했으며, 이날 33명을 추가로 풀어주면 약속했던 150명 석방이 마무리된다.
이틀간 휴전 연장의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2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60명을 순차적으로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