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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시진핑, 브릭스 끌어안고 美 겨냥하고

김인경 기자I 2018.07.26 09:46:43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경제 5개국) 국가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는 이들 국가들이 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정조준했다.

25일(현지시간) 시 주석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10차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무역전쟁의 승자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

시 주석은 “오늘날 우리는 큰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며 “최근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패권과 힘의 정치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배격돼야 한다”며 “우리는 일방주의를 배격하는데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길(무역전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다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브릭스는 협력해 신형국제관계를 구축하고 인류 공동 운명체 건설에 힘을 보태야 한다”며 브릭스 국가들의 단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

시 주석의 이런 언급은 미국을 겨냥한 가운데 아군을 확보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똑같은 규모와 강도로 보복에 나서며 양국의 무역전쟁은 발발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5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전부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무역전쟁은 확전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도 한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24일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농가에 12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결정을 내놓았고 중국 역시 중기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업들에 세금을 면제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경제적으로 친밀한 브릭스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브릭스 국가들이 저마다 다른 특색있는 농산품 혹은 공산품을 생산하다 보니 무역전쟁으로 인한 공급 불안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후, 중국 내부에서 공급 부족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브라질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금까지 브릭스 회원국은 미국의 보호주의 압력에 맞서 자유무역협상 장벽을 낮추고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이 요소들은 브릭스 내 장애물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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