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은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2008대를 판매했다. 캐딜락 브랜드가 판매 2000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그 중 CT6는 전체 판매량의 40%(805대)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캐딜락 대표 모델로 자리잡았다.
CT6에는 두 가지 엔진 라인업과 3가지 트림이 있다. 2.0L 가솔린 터보와 함께 V6 3.6L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프리미엄, 플래티넘 두 가지 트림이 있다. 최근 제조사들은 환경 규제에 발맞춰 엔진의 다운 사이징에 적극적이지만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에 V6 자연흡기 3.6L 엔진을 장착하는 건 용납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캐딜락 CT6모델 중 가장 상위 트림인 V6 3.6L 자연흡기 엔진이 달린 플래티넘 등급이었다. 플래티넘 등급은 프리미엄 등급이나 2.0L터보 엔진과 달리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등 달리기를 위한 옵션과 뒷좌석 탑승자 전용 플립형 듀얼 디스플레이, 뒷좌석 8방향 조절 및 쿨링 기능 등 모든 옵션이 추가 된 모델로 운전의 재미와 뒷좌석의 안락함까지 놓치지 않는 차량이다.
이번 시승 중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시트였다. 앞 좌석은 20방향으로 시트가 조절돼 운전 자세를 잡는데 편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안마기능이 모든 시트에 다 적용돼 좋았다. 보통 자동차에 적용된 안마시트는 시원하다는 느낌보다 장시간 운전 했을 때 피로감을 줄여주는 수준인데 CT6에 장착된 안마 시트는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까지 들게 했다.
시동을 걸면 12인치의 컬러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계기판이 화려하게 작동한다. 계기판 뿐 아니라 센터페시아에 큼직하게 자리한 10.2인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터치의 반응속도가 좋다. 또한 기어 노브 뒤에 있는 터치패드로도 조작 할 수 있어 편리하다. 공조시스템을 분리하고 터치가 아닌 버튼식으로 구성한 점은 칭찬 할 만 하지만 터치로 작동하는 비상등이 조수석 쪽으로 치우쳐 있는 점은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
뒷좌리 승객을 위한 모니터와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시트가 있어 얼핏 쇼퍼드리븐 차량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CT6 플래티넘에는 최고출력 340마력에 최대토크 39.4kg.m을 발휘하는 V6 3,6L 자연흡기 엔진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휠이 적용돼 운전 재미가 있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V6 자연흡기 엔진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리면서 답답하지 않은 가속력을 선사한다. 또한 최대 1/1000초로 노면을 읽고 댐핑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은 직선 도로를 주행 할 때도 좋지만 코너를 만났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코너링이나 차선 변경을 할 때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휠 시스템이 뒷 바퀴를 조향하고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노면에 따라 서스펜션을 조절한다. 스포츠카와 같이 차량이 수평 이동하는 느낌은 아니지만 급한 코너링에서 더 이상 차가 기울지 않는 선을 정해 놓은 듯 차의 크기와 어울리지 않는 탄탄한 코너링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마그네슘 소재의 패들 시프트는 감촉과 버튼의 느낌까지 훌륭하다.
낮에 시승을 진행한 탓에 어두울 때만 사용 할 수 있는 나이트 비전 시스템은 사용하지 못했지만 안전까지 세심하게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캐딜락은 더 이상 마감이나 첨단 옵션이 뒤쳐지고 헐렁한 하체를 가진 미국차가 아니다. CT6는 독일차의 탄탄한 주행성능과 안락한 미국차 사이에서 완벽한 타협점을 찾은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캐딜락 CT6 3.6 플래티넘의 가격은 9580만원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의 가격치곤 높지 않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E세그먼트를 살 돈이면 옵션과 달리기 성능을 갖춘 캐딜락의 F세그먼트를 경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