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세계 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코스피지수도 1% 넘게 급락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됐고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등 악재가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2.56포인트(1.12%) 내린 1986.80에 장을 마감했다. 9거래일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간밤 뉴욕증시는 유로존 생산자물가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미국 고용지표의 호조세가 예상되는 등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사흘 연속 하락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3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국내 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함께 내렸다”며 “특히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무너지면서 실망 매물이 가세했다”고 판단했다.
지수 하락과 관련해 유럽 경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일 유럽중앙은행(ECB)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가 예상되면서 외려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며 “그 영향으로 일본 증시가 1% 넘게 빠지고 국내 증시에서 조선업종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봤다.
세계 증시가 조정기를 맞으면서 외국인은 이틀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4046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085억원, 869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매물이 쏟아졌다. 차익거래 45억원 매도 우위, 비차익거래 2270억원 매도 우위 등 총 231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날 대형주가 크게 하락했다. 대형주는 1.24%, 중·소형주는 각각 0.50%, 0.41% 내렸다. 업종 대부분이 약세를 기록했다. 섬유의복(0.36%) 운수창고(0.04%) 등이 소폭 올랐고 통신(-2.54%) 기계(-1.97%) 운송장비(-1.68%) 전기전자(-1.62%) 제조업(-1.24%) 등이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는 전날 대비 1.98% 내린 14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미국 11월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현대차(005380)는 내린 반면 기아차(000270)는 오르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LG유플러스(032640)는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에 중국 화웨이의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안보 관련해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쉰들러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현대엘리베이터(017800)는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총 거래량은 2억2365만주, 거래대금은 3조394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2개를 포함한 28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를 포함해 524개 종목이 내렸다. 76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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