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미국 국가안보국(NSA) 의 비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뒤 해외 도피 중인 전(前)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러시아 망명을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노든은 폭로 이후 홍콩에 은신하다가 지난달 23일 러시아로 도피했다. 러시아에 도착한 이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든과 동행하고 있는 새라 해리슨 위키리크스 법률고문은 스노든이 아이슬란드와 에콰도르에 이어 러시아 등 총 19개 국가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스노든이 미국에 해를 끼치는 활동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이 러시아에 남고 싶다면 미국 국익에 흠집 내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스노든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망명지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노든은 이날 미국이 자신의 망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위키리크스 홈페이지를 통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날 스노든은 러시아 도착 후 내놓은 첫 공식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구시대적이고 악한 방법으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