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파행을 겪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 등 일련의 노사관계 책임을 물어 해당 임원을 경질했다.
현대차는 18일 울산공장장을 맡고 있는 윤갑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노무를 충괄했던 김억조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현대차의 노무를 총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주간연속 2교대가 마무리됨에 따라 본인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룹 안팎에서는 김 부회장이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노사문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4일부터 주간연속 2교대 시행하고 있지만 주말 특근을 두고 노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노조는 주말에 적용했던 최고 350%의 심야할증수당과 생산량 증가에 따른 추가 임금 보전을 주장하며 2주째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새벽근무를 없앤 만큼 주말 특근 역시 밤샘 근무를 없애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일, 16일 2차례 주말 특근을 하지 않아 1만3000여 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2700여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노사 특별협의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2016년 상반기까지 사내하청 35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비정규직 노조는 이달들어 생산공장 무단점거 시도와 파업, 항의집회 등으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사내하청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조원의 철탑 고공농성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한편 윤갑한 사장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중단된 특별협의가 조속히 재개되길 희망한다”면서 “지난 2010년 점거농성으로 해고된 사내하청 114명의 재입사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하청문제의 선도적 해결과 법적 다툼의 근원적 해소를 위해 중장기 인력운영방식 개선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