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브라질 고속철, 5개 건설사만 참여..토목공사 1.5조 수준

박철응 기자I 2010.11.23 16:01:16

대형 건설사 대부분 불참..막판에 롯데건설 포함
사업비 30조원 추산..한일 수주 각축전 벌일 듯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에 롯데건설과 현대엠코 등 5개 건설업체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국내 5대 메이저 건설사들이 모두 참여를 검토했으나 모두 불참하기로 하자, 막판에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종용으로 10대 건설사 중 한 곳인 롯데건설이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향후 진행되는 투자 조건 등을 감안해 언제든 철수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어 토목 시공은 브라질 현지업체가 도맡다시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 국토해양부와 브라질고속철도한국사업단 등에 따르면 브라질 고속철 수주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건설업체는 롯데건설, 현대엠코, 코오롱건설(003070), 한신공영(004960), 삼환기업(000360) 등 5곳이다. 차량과 제어시스템 등 부문에는 현대로템과 현대중공업, 삼성SDS 등이 포함됐다.

브라질 고속철 사업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업체들이 대부분 참여를 검토했다.

하지만 사업단이 제시한 사업비(23조원)와 실제 건설사들이 조사한 견적(30조원)과 격차가 크고, 현지 법인을 설립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조건 등 때문에 모두 불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철도시설공단이 나서 롯데건설의 참여를 종용했고 롯데건설이 일단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참여 의사를 밝히긴 했으나 아직 정보가 충분치 않다며 향후 파악되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 컨소시엄에서 철수가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롯데건설은 지난 22일 브라질 현지로 임직원들을 급파해 브라질 현지 업체들과의 컨소시엄 관계 등을 파악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금융 조달을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국내처럼 지급보증 조건이 있는건지, 현지 법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건설 면허 관계 등에 대해서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단 입찰에 참여는 하되 추후에라도 파악되는 정보에 따라 아무 조건없이 철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 건설업체들의 투자자본금 규모는 1500억원 가량이며 도급액은 자본금의 10배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토목 시공 몫은 1조5000억원 가량에 그치는 셈이다. 또 이는 당장 회수할 수 있는 돈이 아니고 향후 수십년간 철도 운영 수입을 통해 순차적으로 걷어들일 수 있는 구조다.

사업단 관계자는 "브라질 고속철 사업은 토목 사업이 주가 아니라 차량과 엔지니어링, 신호통신 등 시스템을 수출하는 것"이라며 "토목은 브라질 업체들도 경쟁력이 있는 편이라 우리 업체들은 터널 등 기술력을 요하는 부분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 대형 건설업체들은 먼저 투자를 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많이 안 해 봐서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수주전은 한·중·일 3파전이 될 것으로 관측돼 왔는데 최근 중국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일전이 될 공산이 커졌다. 일본은 애초부터 브라질 현지 건설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준비해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빠지려한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지만, 또 다른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오는 29일 입찰을 마감해 다음달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