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옷에 복면 쓴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노컷뉴스 기자I 2008.10.20 21:34:25
[노컷뉴스 제공] 논현동 참사의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건 발생 당시 가장 먼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를 CBS 취재진이 만나봤다. 장모(30) 씨는 흉기가 팔을 관통해 가슴까지 찔려서, 고시원 주변 정형외과에 옮겨진 뒤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상태였다.

아침 8시 30분쯤, 4층에 기거하면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던 장 씨는 "갑자기 외마디 비명소리가 나고, 주변이 소란스러워져 창문 밖을 내다보니 여자 한명이 떨어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복도 밖으로 나가자 사람들은 "불이 났으니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지만, 계단으로 내려가려던 장 씨는 3층 계단 입구에서 정 씨와 마주친다.

장 씨는 "당시 까만 옷에 서바이벌 복면 같은 것으로 얼굴을 온통 가리고 안경을 덮어 쓴 채, 큰 장갑을 끼고 있던 남자가 긴 꼬챙이 같은 긴 흉기를 들고 3층 계단 입구에 서 있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장 씨는 "그 남자가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씨가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하자, 복면을 쓴 남자가 장 씨 가슴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지름이 2,3cm정도 되는 얇은 꼬챙이같은 칼을 휘두르자 장 씨는 팔로 막아섰지만 흉기는 장 씨의 팔을 관통해 가슴까지 닿았다.

잠시 기절했었던 장 씨는 정신을 차린 뒤 현장을 빠져 나왔고 지나가던 사람의 도움으로 바로 인근 정형외과로 옮겨졌다.

병원측에서는 장 씨는 팔을 관통해 가슴까지 상처를 입은 '관통상'으로 수술을 한 상태이며, 보름 이상의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싼 가격에 방을 얻어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한달 반 전에 고시원에 들어온 장 씨는 이러한 끔찍한 일을 겪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눈가에 눈물이 계속 고여있는 장 씨는 충격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평소 인근 동네에서 정 씨를 마주쳤던 사람들은 "선한 인상으로 평소에는 말이 없고, 조용한 사람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5, 6년째 정 씨와 알고 지냈던 A 씨는 "평소에 정치건 개인사이건 간에 한번 말이 나오면 계속해서 논쟁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하고 있다. 또 "복권을 좋아해서 돈이 생기면 무조건 5만 원 어치 정도씩 로또복권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바로 전날도 복권 숫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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