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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6세대 모델인 이번 신형 크라운의 특징은 바로 세단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데 있다. 성공한 사람이 타고 다녀 ‘사장님 차’로 유명한 크라운은 그동안 일본에서는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존 세단에 국한된 이미지를 벗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더한 크로스오버(CUV)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현대차가 그랜저의 신형 모델을 크로스오버로 개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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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로 사라다 토요타 수석 엔지니어는 “크라운이 일본의 독자 모델이며 세단이어야 한다는 틀에 얽매여 있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SUV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새로운 비전을 추구해 세단과 SUV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때문에 3년 전 16세대 크라운 개발 당시 차량 개발을 승인하는 최종 회의에서 계획이 멈춘 적도 있었다. 오랜 기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차량을 개발하는 토요타의 개발 프로세스 역사에서 개발이 중단된 것은 처음 있는 사건이었다.
다만 토요타는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지 혼마 토요타 프로젝트 제너럴 매니저는 “중간에 개발이 중단된 것은 미래 시대에 맞춰 크라운이라는 모델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현재의 크로스오버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요타코리아는 이날 신형 크라운의 크로스오버 모델을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했다. 2.5리터 하이브리드(HEV)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HEV) 등이다. 2.5리터 HEV에는 자연흡기 엔진에 CVT 변속기가 조합돼 복합연비 17.2㎞의 높은 연료 효율이 특징이다. 2.4리터 듀얼 부스트 HEV는 토요타가 효율성과 주행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2.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모터에 6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348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발휘한다. 해당 모델은 국내서 100대만 한정 판매된다.
크로스오버 외에 토요타는 크라운의 세단, 스포츠, 에스테이트(왜건) 등 총 4개의 모델을 개발했다. 나머지 3가지 모델들은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출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은 이날 “신형 크라운을 통해 한국 고객들에게 다양한 전동화 모델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더 다양한 모빌리티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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