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헤르츠버그(Nils Herzberg·사진) SAP 사물인터넷(IoT) 전략 부문 글로벌 선임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SAP 레오나르도 라이브’ 컨퍼런스가 개최된 ‘캅 에우로파 콩그레스 센터’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대해 민간의 역할을 강조했다.
독일은 SAP 외에도 지멘스 같은 기업들이 인더스트리 4.0을 본격 실행한 지 오래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멘스 공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격려하기도. SAP의 회장을 역임했던 헤닝 카거만 독일 공학한림원(Acatech) 회장은 일찌기 독일 정부에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개념을 적극 건의, 실행시킨 인물로 유명하다.
헤르츠버그 부사장은 “카거만 박사가 현재 정부쪽 일을 많이 하고 있어 우리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나 하는 시선도 있지만 우리는 기업으로서 상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독일 정부와 이와 관련 특별히 협의한 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은 현재 정부 주도로 스마트팩토리 상용화 기술검증 단계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관 주도의 인더스트리 4.0에 대해서 그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헤르츠버그 부사장은 “두 나라의 사회문화적인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게 맞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다만 독일은 정부가 회사에서 지시를 내리지 않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 준다. 기업은 그 바탕에서 최종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방식이 옳다, 그르다 문제는 아니고 독일이 이렇게 한다 정도로 봐 달라”며 “결과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4차 산업이 발전한다면 그게 옳은 방법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헤르츠버그 부사장은 이러한 가운데 민간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독일이라고 관련 기업들끼리 모두 서로 행복하게 일하고 있지 않고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경쟁 가운데 함께 ‘업계 표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있다. 서로 경쟁하고 발전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인더스트리 4.0의 표준을 만들지를 늘 고민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헤르츠버그 부사장은 “SAP가 원천기술로 삼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하나(HANA)’도 한국이 만들었을 정도로 한국과 독일 간 ICT 기술력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제조업에서 절대 다수가 아니라 고객 한 명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개인화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