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13일 서울 목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행복주택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참석 거부로 사실상 설명회는 파행을 빚었다. 목동 주민들로 구성된 행복주택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설명회가 열리기 30분 전 설명회장을 찾아 양천구 민·관·정 공동성명서를 낭독한 뒤 자리를 떴다. 양천구에 지역구를 둔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김기준 민주당 의원 등도 함께 했다.
신정호 목동 행복주택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소통 없는 대책은 말잔치일 뿐”이라며 “목동에 행복주택을 건설하려고 하는 정부 계획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가 목동을 포함해 행복주택 시범지구에 들어서는 임대주택 물량을 대폭 줄였는데 이는 지역 주민들이 요구사항과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우리 지역은 국토부에 행복주택 사업 자체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지 가구수를 줄여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조치는 주민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상당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주민설명회는 예정대로 오후 3시 양천구 SH집단에너지사업단 서부지사에서 열렸다. 취재를 나온 기자와 주민 10여 명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민은 정부의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이 주민은 “사실 정부가 행복주택 사업을 한다고만 했지 어떻게 할 것인지, 혹시 중간에 중단되는 것은 아닌지 지역민의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지으면 좋다고만 하는 정말 말을 어떻게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섭 국토부 행복주택기획과장은 “사업 당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정부는 목동 지역 발전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설명회가 끝난 뒤 분위기는 여전히 정부와 지역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 보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정부 관계자는 “사실 목동 행복주택의 경우 찬성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은데 이 분들 의견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며 “정부가 소통하려고 해도 반대하는 주민들이 아예 받아들이지 않으니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설명회장에서 말 없이 자리를 지켰던 한 60대 주민은 “정부의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실 유수지에 주택을 지을 경우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와 LH의 설명이 상당히 미흡하다”며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취지가 좋으니까 받아들이라는 정부의 소통법이 잘못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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