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이 28일 결국 구속됐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10억 원대 금품 수수’ 의혹 제기로부터 두달, 1차 영장 기각 이후 한달여만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신 전 차관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거쳐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전 차관은 차관 재직 중이던 2008~2009년 SLS그룹 해외법인카드를 받아 1억 300여만 원을 사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신 전 차관이 이 대가로 SLS조선의 사업 확장 및 워크아웃 회피 노력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신 전 차관에게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활동 중 ‘SLS의 검찰 로비 창구’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 씨로부터 렌터카 비용 1400만 원 상당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추가됐다.
검찰은 지난 9월 ‘10년간 10억원대 금품 제공’이란 이 회장의 폭로가 나온 뒤 수사에 착수했지만, 현금 수수 부분을 확인하지 못한 채 법인카드 사용액만으로 지난달 17일 신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가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더 규명될 필요가 있다”며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이후 검찰 수사는 ‘대가성 입증’ 규명에 집중됐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의 자택과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보강수사를 통해 그의 컴퓨터에서 SLS조선 관련 문건을 찾아내는 등 SLS그룹 측의 구명로비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
신 전 차관은 문건에 대해 “SLS 내부 문건이 아닌 외국평가사의 리포트”라며 청탁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누가 만들었으냐가 아니라, 누가 건네줬고 누가 보관하고 있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구속된 이 회장 등으로부터 제공된 금품에 대가성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내는 등 신 전 차관의 혐의 입증에 상당한 진전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신 전 차관에 대해 더 수사할 부분이 있다. 기소 시점에는 드러난 것보다 수뢰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 대영로직스 문모 대표에 이어 신 전 차관까지 ‘SLS 로비’ 의혹의 핵심 관계자를 차례로 구속한 검찰은 ‘정권 실세’ 의원의 박모 보좌관, 박영준 전 국무차장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