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동안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매수로 심리적 안도감을 선물했던 외국인이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환율 하락과 그 영향에 대한 불안이 한층 심해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증시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앞으로의 하락 속도에 따라 업종 및 종목이 받을 수 있는 타격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 환율 또 급락..외국인 8일만에 매도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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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맞물려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환율의 쉼없는 낙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수세를 과시하던 외국인은 이날 8거래일만에 매도 쪽에 무게를 실으며 16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며 지수에 하락압력이 강해졌고, 결국 코스피는 장중 내내 유지됐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14포인트(0.07%0 하락한 1694.12에 장을 마쳤다.
◇ "증시, 당장은 영향 크지 않겠으나.."
환율이 좀 더 떨어지더라도 증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우선 1100원선을 마지노선으로 정부의 구두 및 물량 개입이 기대된다는 이유가 제기된다. 정부의 실제 개입 여부와 상관없이 시장내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돼 있는 만큼 1100원을 전후한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1100원을 깨고 1000원대로 내려선다고 해도, 당장 수출기업들의 실적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좀 더 큰 이유다.
일단 과거 세자릿수 환율을 경험한 기업들이 웬만큼의 대비를 갖춰놓은 상태다. 또 증시 영향력이 큰 IT 등 주요 수출기업들은 작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세계적인 수준의 지배력을 갖췄다. 가격 면에서 줄어드는 경쟁력을 물량 증가를 통해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IT주나 자동차주들의 약세는 연초를 맞아 외국인과 기업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실질실효환율 기준 1000원을 넘는 상태가 유지된다면 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더 낮아진다..속도가 문제
문제는 지금과 같은 속도의 환율 하락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다. 이 경우 수출기업은 물론 국내 경제의 곳곳에서 충격이 불가피하다. 꿋꿋한 매수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매도 비중을 높인 것도 지난주 중반 이후 좁혀가는 듯 하던 환율 낙폭이 10원 이상으로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소간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당분간 환율 방향이 아랫쪽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글로벌 신용위험이 해소되고 우리나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해지면서 원화 강세가 한층 탄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엔화가 꾸준한 약세를 이어가며 엔 캐리 트레이딩 재개를 부추기고 있고, 중국 위안화도 단계적인 절상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모두 원화 강세에 힘을 싣는 요인들이다.
김재은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큰 틀에서의 전망에는 변함이 없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원화 절상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종전 1140원이었던 1분기말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11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증권 역시 이날자 보고서를 통해 "경상수지 흑자와 주식 및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계속되면서 원화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며 "연말 환율이 1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자동차株 가장 불안..내수주는 수혜 기대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는 자동차가 꼽힌다.
작년 자동차주가 다른 종목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은 크게 두가지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정책과 원화 강세로 인한 실적 호전 기대감이다. 이 중 정책적 수혜는 이미 종결된 상태. 환율 효과로 인한 가격 경쟁력마저 기대할 수 없을 경우 자동차주에 대한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내수주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원재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 특성상 환율 하락으로 수입단가가 낮아지며 비용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종으로는 건설업과 유통, 은행 및 보험 등 금융업이 지적된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와 같은 환율 하락속도가 계속될 경우 자동차주가 가장 위험하다"며 "반면 내수주는 수혜를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중국 쪽 수혜와 맞물려 있는 오리온과 아모레퍼시픽 등이 주목할 만 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