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폐동맥혈관중재술 국내 최초 500례 달성

이순용 기자I 2025.01.08 10:23:43

2015년 첫 시술 이후 10년만... 다학제팀 구성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모델 제시 성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폐고혈압센터(이하 폐고혈압센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폐동맥혈관중재술 500례를 달성했다.

폐고혈압센터가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만성혈전성 폐고혈압에서 경피적 폐동맥혈관중재술을 성공한 지 10년 만이다.

장성아 폐고혈압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는 “10여 년 간 다학제 접근으로 환자 발굴과 진단 및 치료를 애쓴 결과”라고 평가했다.

만성혈전성 폐고혈압은 폐혈전이 장기간 폐혈관에 축적돼 약물로는 더 이상 녹지 않을 만큼 굳어 폐동맥압력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우심실부전을 유발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중증 폐혈관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인구 10만명 당 30 ~ 50명 정도로 희귀한 탓에 진단 자체가 어렵고, 2015년 새 치료법이 국내 들어오기 전에는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이 마저도 일부 환자만 가능했다.

폐동맥혈관중재술 도입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 치료법은 하지정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밀어 넣어 좁아진 폐혈관을 혈관용 풍선을 이용해 넓혀주는 시술이다. 소아환자의 폐혈관 기형에서 사용되던 기법을 성인 폐혈관 질환, 특히 만성혈전성 폐고혈압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폐동맥의 협착 또는 폐쇄를 개선하여 폐고혈압 환자의 순환 개선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지 않고,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작은 혈관에도 접근이 가능해 말초성 폐색전증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각 환자에 필요한 치료 전략을 수립했다. 폐혈관중재술로만 개선이 가능한 환자와 수술 및 시술을 결합하여 치료할 환자를 구분했더니 치료 받은 환자의 90% 이상이 치료 후 증상 개선을 보였고, 절반은 호흡곤란이 사라졌다.

시술 가능한 질환도 점차 늘고 있다. 혈관염, 규폐증, 기관지탄분섬유증, 종양 등 다양한 원인 질환에서 비롯된 폐혈관협착을 개선하고,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경우 그동안 치료방법이 아예 없었으나 폐동맥혈관중재술로 호전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장성아 센터장은 “앞으로도 폐동맥혈관 중재술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폐고혈압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폐혈관 질환에 적용하여 환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폐동맥혈관중재술 500례 달성해 7일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 왼쪽 세 번째는 이상철 심장뇌혈관병원장, 오른쪽 세 번째는 장성아 폐고혈압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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