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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위례신도시 상권… 베드타운 장기화 우려

김기덕 기자I 2017.05.11 10:46:04

높은 가격과 개발 지연 영향

△서울 강남권에 조성되며 큰 기대를 모았던 위례신도시 내 상권이 높은 가격과 개발 지연 탓에 절반 가량이 주인을 찾지 못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위례신도시 중심 상권인 트랜짓몰 인근 상가가 텅 비어 있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위례신도시 상권 형성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장기간 베드타운으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내 공급 상가의 절반이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일반상가의 약 50%, 근린상가의 약 7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위례신도시 내 상가의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4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트랜짓몰 부근 상가에는 1억원 안팎의 프리미엄도 형성돼 있다. 하지만 신도시 초기의 불안정한 수익성을 극복하기에는 다소 비싸다는 시각이 많다.

주인을 찾은 상가라도 높은 임대료 탓에 임차인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중심상권인 트랜짓몰 부근 1층 상가의 임대료는 전용면적 33㎡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 선이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입점을 마친 1층 상가 대부분은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상점 외에는 주민편의·쇼핑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주변의 빈약한 소비력을 고려하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업종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 개통은 당초 2017년 예정에서 2019년으로 2년여 미뤄졌다. 지난해 시공사 변경 등 진통을 겪은 위례신사선 경전철이 예정대로 오는 2024년 개통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이상혁 연구원은 “위례신도시 상권이 전형적인 신도시 개발 초기의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투자할 때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충분히 점검한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위례신도시는 수도권 신도시를 통틀어 유일하게 서울 강남에 조성되는 신도시로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총 계획 가구수는 4만2392가구이며, 현재 2만가구 이상이 입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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