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당 문화가 발달한 영국에서는 의석 과반(326석)을 차지한 정당이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화된다면 보수당과 노동당 중 한 곳이 승리를 하더라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수 정당과 연립정부(연정)를 구성해야 한다.
보수당 당수이자 현 총리인 데이비드 캐머런은 영국 경제의 회복과 유럽연합(EU) 탈퇴를 강조하고 있으며 노동당 당수인 에드 밀리밴드는 서민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양당의 상반된 전략에 표심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 초접전 英 총선…소수당과 손 잡아라
이번 선거에서 과반수(325의석 확보)를 차지하는 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보수당과 노동당은 소수당과의 연정을 노리고 있다. 우선 보수당은 현재 연정을 꾸리고 있는 자유민주당과 다시 한번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는 자유민주당이 보수당의 EU 탈퇴 허용 여부다. 자유민주당은 캐머런의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받아들이는 대신 자유민주당이 요구하는 긴축 정책 완화 등의 사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노동당은 현재로선 스코틀랜드독립당(SNP)와 연정할 가능성이 높다. 밀리밴드 당수는 “내가 이끄는 정부는 송금주의 과세제(Non-Dom, 장기 체류 외국인의 소득세 면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전제 조건을 내세우면서도 소수 정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니콜라 스터전 SNP당수도 최근 “8일(선거 직후) 밀리밴드와 책상을 가로질러 앉게 될 것”이라며 연정 회담에 돌입할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보수당, 노동당의 의석 확보도 중요하겠지만, 연정 가능성이 높은 소수 정당의 의석 확보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보수당이 281석, 노동당이 267석으로 보수당이 승리하고, SNP가 51석, 자유민주당이 26석으로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FT 전망대로라면 보수당이 노동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도 예상대로 연정이 이뤄질 경우 노동당·SNP 연합 정당보다 더 적은 의석 수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SNP가 스코틀랜드 지역 하원의석 59석 중 51석을 차지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최근 로드 애쉬크포르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유민주당의 지지율이 최근 6%로 급락했다 11%로 상승하는 등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
막바지 표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세전을 펼치고 있는 보수당의 캐머런과 노동당의 밀리밴드이 내세우는 공약에는 차이가 있다
캐머런 총리는 세계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영국 경제 회복에 선방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를 강조하며 재선 승리시 공공 지출 삭감을 지속해 재정적자를 줄여나가겠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또 100만파운드 이하의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없애고 소득세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소득 기준을 높이는 등 감세를 통해 경제를 부양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밀리밴드 당수는 “노동당은 노동자를 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소수의 특권층에 대항해 싸울 것”이라며 노동자를 대변한다. 그는 정치 입문 당시부터 좌파 노선을 택하고 노동자들의 지지를 업고 노동당 대표까지 올랐다. 그는 서민층을 공략, 연소득 15만파운드 이상 고소득자에게 50%의 높은 세율 적용 제도를 재도입하고 200만파운드 이상 주택에 세금을 매기겠다고 공약했다. 의료복지제도와 국민건강보험을 확대하고 최저 임금 인상 등도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