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올해 증시 방향을 결정짓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은 삼성전자(005930) 4분기 실적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는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8000억원. 불과 1년여 전 사상 최고치인 1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던 삼성전자임을 놓고 본다면 분명히 좋은 숫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해 앞다퉈 목표가 상향에 나서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후 2시5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15%(2000원) 하락한 132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2013년 4분기 영업이익은 8조3100억원이었다. 이번에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인 4조8000억원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운 무려 42%가 줄어든 수치다. 최대 5억원대 영업이익이 기대된다는 일부 전망도 있지만, 이 역시 1년 전인 8조원대와 비교하면 급감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삼성전자의 성적표에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시작이 우세하다. 지난해 1월2일 삼성전자 실적 우려로 코스피가 개장 첫날부터 40포인트 넘게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분위기는 차라리 우호적인 편이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반토막에 가까운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임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론이 우세한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 실적이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1분기 8조5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분기 7조2000억원까지 줄더니 급기야 3분기에는 4조1000억원으로 ‘어닝 쇼크’에 해당되는 성적을 냈다. 따라서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개선된 것이 눈으로 확인될 경우 드디어 삼성전자의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5조2000억원으로 전망하면서 “어닝쇼크의 주범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이 3분기 때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인지는 아직 확언할 수 없지만 최소한 심리적으로는 바닥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실적 둔화는 지속되겠지만, 반도체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2000억원으로 IM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인 8조9000억원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이어지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4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하면서 “삼성전자 펀더멘탈의 가장 큰 변수인IM사업 실적이 지난해 하반기에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사주 매입과 전년비 30~5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당금 등을 반영해 목표가를 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