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또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글로벌 판매 실적이 계속 우상향 추세이니 2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최근 주가는 이런 전망이 무색할 정도다. 이달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2분기 실적 모멘텀 불구, 주가는 ‘아래로’
10일 현대차(005380)는 전거래일 대비 0.22% 하락한 22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하락이다. 이달들어 단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마감했다. 기아차(000270) 역시 부진하다. 이날 0.83% 반등하며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 사흘간 하락하며 7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2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다. 작년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을 해외 판매로 극복하고 있는데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2분기 내수 판매는 줄겠지만 해외판매로 내수시장 위축을 충분히 상쇄했고 하반기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차 역시 마찬가지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2분기 글로벌 출고와 소매판매는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생산 효율이 개선되고 있고 신차출시로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수익성을 제고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업 불확실성 확대..주가에 부담
하지만 증권가의 호평에도 불구,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역주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될 예정인 파업 찬반투표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지만 추가적인 모멘텀이 없는 것도 투자자들이 현대·기아차에 투자하는 것을 머뭇거리게 하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이 좋은 것은 알지만, 추가적인 모멘텀이 없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힘들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해지면서 2분기가 꼭지라는 의식이 강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조의 파업투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주가 히스토리를 보면 파업에 찬반투표시에는 주가가 하락하다가 임단협이 타결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주가가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수급적인 측면에서 꼬인 것도 있지만 파업 찬반투표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주가 흐름에 안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되는 7월말부터 반등 기대
전문가들은 실적이 발표되는 이달 말에서 8월초쯤엔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상훈 센터장은 “실적이 발표되는 이달 말쯤이면 어닝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관 연구원도 “실적 측면에서 서프라이즈한 결과가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임단협이 타결되는 이달 말과 8월초면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발표되는 7월말과 8월초가 주가 반등의 기회”라며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비록 슬로우 패턴을 보이겠지만 하반기로 갈 수록 판매가 괜찮아서 장기적으로 주가는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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