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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새 가장 추웠던 2월…올겨울 추위, 유독 길었다

이영민 기자I 2025.03.06 10:00:00

기상청 2024·2025년 겨울철 기후 분석
한파·이상고온 반복된 1월, 2월엔 이례적 추위
차고 건조한 공기 유입돼 강수량 감소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올 겨울은 평소보다 유독 더 춥진 않았지만, 추위가 길게 이어졌던 겨울로 기록됐다. 특히 입춘 이후에도 추위가 계속되면서 최근 10년 중 가장 추운 2월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시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6일 ‘2024/25년 겨울철(2024년 12월~2025년 2월)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은 0.4도로 평년(0.5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1월 초까지 이와 같은 패턴으로 이어지던 기온은 이후 크게 오르내리다가 2월부터 떨어졌다.

1월에는 북극진동 때문에 1월 9일 하루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9.7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발생했다. 북극진동은 북극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겨울철 음의 북극진동이 강해지면 우리나라는 추워지고, 양의 북극진동이 강해지면 반대로 따뜻해진다. 1월 상순에는 음의 북극진동 때문에 찬 공기가 동아시아로 남하해 기온이 떨어졌다. 반면 중순 이후에는 양의 북극진동이 나타나고,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같은 달 25일 최고기온이 5.2도에서 14.9도까지 크게 올랐다.

비교적 따뜻한 날이 많았던 1월과 달리 2월은 이례적으로 추웠다.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그린란드 남쪽에서 발생한 저기압)의 북극 유입과 이로 인한 우랄 블로킹(북극 제트기류 흐름을 동아시아로 트는 역할) 발달 등의 영향으로, 입춘(3일부터 10일까지)과 우수(18일부터 24일까지)에도 추위가 각각 일주일 이상 지속된 것이다. 그 결과 2월 평균 기온은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영하 0.5도를 기록했다.

지난 겨울 강수량(39.6㎜)은 평년 강수량의 43.6% 수준으로, 역대 하위 4위 수준이었다.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지난해(236.7㎜)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역대 가장 적은 겨울 강수량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기간(13.3㎜)에 발생했다.

이때 차고 건조한 북풍이 우리나라로 자주 불어서 강수량이 적었지만, 서해상에서 해기차(바닷물과 대기의 온도 차)에 의해 발달한 눈구름이 유입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내렸다. 특히 설 연휴 기간에는 전국적으로 대설특보가 발표되는 등 수도권과 충청, 전라 지역에 지난 겨울철 중 가장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전국 눈 일수는 21.9일로 평년보다 6.0일 많았지만, 내린 눈의 양(27.4cm)은 평년(25.9cm)과 비슷했다. 겨울철 전북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는데, 동쪽에 위치한 강원도와 경상도 지역은 강수량이 눈에 띄게 적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 연휴 비와 눈이 내리면서 매우 건조한 대기 상태가 일부 해소되기도 했지만, 봄철에는 여전히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지난 겨울철에도 1월 고온과 늦겨울 추위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나타났고, 앞으로도 기후 변동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상청은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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