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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여동생의 사망을 확인한 A씨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그는 “아직 사고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A씨는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오후 1시쯤 연락을 받았다”며 “동생의 회사 직원분께서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는데 동생의 휴대전화가 경찰서에 있다는 연락을 해주셔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게 연락하니 ‘일단 파악 중’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휴대전화를 분실했겠거니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1시간쯤 후에 이곳(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개인적으로 말이 안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게 압사라고 하는데 압사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의 원인이 명백히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A씨는 “검안의의 소견만 들었기 때문에 정확한 사인,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수사가 잘 이뤄지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어이가 없고 황망해 마치 세월호의 연장선상처럼 느껴진다”고 울먹였다.
전날 밤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노마스크’로 열린 핼러윈 축제를 맞아 한꺼번에 몰린 인파 탓에 153명이 사망하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용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총 153명의 사망자는 서울·경기도 등 소재 42개 병원과 장례식장에 분산돼 안치됐다. ‘이태원 사고 관련 사망자 병원별 안치 현황’을 보면 일산동국대병원 20명, 평택제일장례식장 7명, 성빈센트병원 7명, 순천향대서울병원 6명 삼육서울병원 6명, 보라매병원 6명, 강동경희대병원 6명 등에 사망자가 안치됐다.
한편 서울시는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사망자들의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오는 31일부터는 서울 광장과 이태원 광장에 합동 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