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22일 주요 외신들은 한국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일제히 타전했다.
이들은 여당인 한나라당이 야당의 반대 속에서 표결 처리를 강행했으며 야당 의원들이 이에 강하게 저항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루탄까지 터트린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아직 대부분의 외신은 FTA 비준 사실 정도만을 전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표결 강행처리 모습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영국 BBC 서울지사의 루시 윌리엄슨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표결처리 과정이 위험해 보였다"며 "이미 많은 유권자는 거대 정당의 완고한 전술에 이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등도 우려 섞인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했다. 로이터는 이번 표결처리가 국회의 입법과정을 불확실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며 내달 2일이 마감시한인 내년 예산안 통과가 문제가 될 것으로 봤다. 로이터는 다만 과거에도 한국 국회가 법안 승인 시한을 넘긴 경우는 종종 있었다며 구태의연한 모습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WSJ도 폭력적인 전술이 한국 국회의 특색이라고 전하며 예산안 통과를 놓고 싸우는 것은 물론 표결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상대당이 점거한 국회의장 문을 망치나 전기톱으로 부순 사례도 있었지만 이번 최루탄 사용은 새로운 최악의 행태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CNN은 한미 FTA에 대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환영 입장을 전했다.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의 소장은 "이번 비준으로 투명성과 지속성, 예측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의 강점을 더 높여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일본 언론들 역시 한국의 한미 FTA 비준안 통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하며 내년 선거 영향 등에 주목했다. 지지통신은 "민주당 등 야당이 반발하고 있어 정치권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번 강행 처리로 인해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번 강행 표결에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내년 총선과 대선을 향한 여야의 대립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케이신문도 "한국의 국회의장이 최루탄과 고성으로 대혼란에 빠졌다"고 전하며 야당이 전 국회 일정의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대립이 심화하면서 앞으로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