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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외환시장 교란시킬 변수는?

이진철 기자I 2009.12.02 17:20:05

조선업체 환헤지 만기도래·외인 채권만기 집중
당국 외환정책도 주목.. `외화자금 수급환경 영향`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내년 국내 외환시장은 신규 환헤지보다 만기도래 물량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는 2011년까지 대량의 선박인도가 계획돼 있는 반면 신규수주가 미미해, 기존 조선업체 관련 환헤지 포지션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외국인 채권 만기가 몰리는 특정시기를 전후해 외화자금 시장이 취약해질 가능성도 우려됐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일 "2008년초까지는 환헤지 수요에 따라 역외 유동성이 유입되는 시기라면 이후부터 2009년은 기존 포지션의 조정과 자금 조달의 문제가 불거진 부분이 있다"며 "신규 헤지물량 유입강도가 낮아질 것이므로 향후에는 일부 외화자금 롤오버와 함께 헤지물량 만기 청산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조선업체의 경우 환헤지 포지션 만기가 돌아오면 달러화 대금을 수취해 은행에 넘겨 줌으로써 포지션이 청산될 것"이라며 "자금유입 구조가 정상적이라면 이에 따른 충격 요인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반면 선박대금 입금 지연과 선사들의 파산 등은 선물환 포지션 만기연장과 대금지급 불능으로 이어지면서,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우발적인 외화자금 수요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외화자금과 연관된 포지션 구조상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가 집중되는 시기에 외화자금 만기가 많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로 외화자금 롤오버가 평상시보다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단기적인 유동성 환경 변화에도 시장 반응이 민감했던 부분이 있어 그 시기를 전후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외국인 채권 만기가 몰리는 시기는 대체로 2010년 1월과 6월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 시기를 전후한 단기 스왑포인트와 스왑베이시스 등락과 함께 글로벌 자금흐름을 지켜봄으로써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밖에 "당국의 외환시장 정책도 계속 교란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입금 형태로 들어온 외화자금은 현물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나오게 되고 이는 다시 외환보유고로 흡수되기 때문이라는 것. 단기 차입의 대부분은 1년 이내에 롤오버가 되어야 하는 만큼 중앙은행에 흡수된 만큼 외화자금은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외 펀딩 여건이 원활하다면 신규차입을 통해 수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단기차입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면서 "여기에 외환보유고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전반적인 포지션 규모 축소에 비해 시중에 공급되는 외화자금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환율안정을 위한 외화유동성 관련 규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도 수급불안을 가중시킨다고 덧붙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만 "점진적인 포지션 축소가 진행된다면 당국의 정책변수에 대한 시장 민감도는 점차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동양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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