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여름휴가 이후인 이달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사측이 임단협 요구안에 대한 제시를 미루고 있는 데다,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와 관련한 안전 특별요구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단체교섭 요구안을 전달한 지 70일가량 지났다. 끝내 휴가 전 제시는 없었다”며 “휴가 이후에도 제시가 없다면 노사 분쟁의 책임은 사측에 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노사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30%를 성과 배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두고 교섭을 시작했다. 다만 최근 울산·군산 조선소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르면서 당초 예정했던 쟁의 절차를 미뤘다. 회사는 지난달 말 사흘간 전 사업장 생산을 중단하고 특별 안전 교육과 현장 점검을 실시했지만, 노조는 근본적인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임단협 과정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의 투명성과 제도 개선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최근 중앙노동위원회가 구내식당과 통근버스 등을 운영하는 협력업체 웰리브 노동자에 대해 회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하청 교섭 문제까지 새 변수로 떠올랐다. 회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교섭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교섭은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더 주목 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모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영업이익 1조645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한화오션 역시 고부가 선종 수주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73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노조는 실적에 걸맞은 성과 공유를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사이클이 있는 조선업 특성상 호황기 기준의 보상 체계가 고착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철강업계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최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앞서 조합원 투표에서 쟁의행위가 가결된 만큼 조정이 중지되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실제 파업까지 이어진다면 1968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기본급 1.2% 인상과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그나마 현대제철은 지난달 31일 기본급 8만원 인상과 성과급 300%, 현금 500만원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한발 앞서 접점을 찾았다. 다만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 있어 최종 타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은 3~4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이고 철강업도 연속 공정 특성상 생산 차질에 따른 부담이 있다”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협력업체와 공급망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