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장관은 3일 서울 백범김국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농인과 비농인이 한국수어를 통해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체부는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직무대행 최태기·이하 농아인협회)와 함께 ‘한국수어와 문화, 함께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이날 기념식을 열었다. ‘한국수어의 날’은 농인(청각장애인 중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어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수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고자 지정된 법정 기념일로서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수어 발전에 힘쓴 유공자들도 격려했다. 한국수어 발전 유공자로는 ‘한국농아인협회 경기도협회’와 ‘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 익산지회 유순기 지회장’이 선정돼 문체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경기도협회는 수어교육원을 운영해 농인을 대상으로 한국수어 교육을 하고, 수어교원과 수어통역사를 양성하는 등 한국수어 교육과 보급에 힘썼다. △유순기 지회장은 한국수어로 교통 캠페인과 문화 체험 행사를 운영해 농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 누림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수어’를 기념하던 기존 형식에서 탈피해 수어 문화행사로 진행했다는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한국수어는 한국어와 다른 별개의 언어로서 농인들은 한국수어를 통해 사고하고, 자신들의 감정과 삶을 수어 문화로 표현하는 만큼, 농인과 비농인이 함께 어울리며 ‘한국수어’와 ‘수어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제1부에서는 △남녀노소가 한국수어로 기념일을 축하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세계농아인연맹 조지프 머리 회장의 축사(영상) △농인 문화예술 공연팀 ‘핸드스피크’의 축하공연 △한국수어 발전 유공자 표창을 전달했다.
2부에선 6개 공연팀이 한국수어로 만들어 낸 문화예술공연을 펼쳤다. 이현석 전주시수어통역센터장과 이재란 한국농아방송 앵커 등이 자녀 인생의 나침반이 되는 아버지를 주제로 한국수어 노래를 선사했다. ‘수어민들레’는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기까지의 과정을 한국수어 연극으로 선보였다. 농인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인생에 대한 성찰을 그린 한국수어 뮤지컬 ‘다른 사람들의 인생 과정(황혼의 문턱)’, 삶의 기쁨과 희망을 표현한 한국수어 뮤지컬 ‘세상이 참 맛있다(이나래)’와 ‘으라차차(김영민)’도 무대에 올랐다.
문체부 2030 청년자문단원 중 코다(CODA), 즉 농인의 청인 자녀인 유슬기 씨도 함께해 수어를 통한 소통과 연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