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식약처 및 업계에 따르면, 뷰노의 인공지능 기반 안저 영상 판독 프로그램 ’뷰노메드 펀더스‘는 지난 22일 혁신의료기기 국내 1호로 인정받았다. 식약처에서 혁신의료기기로 인정 받으면 인허가 과정 등에서 우선·신속 심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기존의 의료기기나 치료법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이 개선된 의료기기일 때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한다.
뷰노메드 펀더스 AI는 안구 속 뒷부분인 안저 영상을 분석해 황반변성, 녹내장 등 12가지 안저 관련 질환 유무에 대해 알려준다. 이 기기는 지난 6월에 유럽 등의 수출에 필요한 CE 인증도 받아 유럽 연합 27개국 등에서 판매할 수 있다.
다른 AI 기반 의료기기 업체 제이엘케이는 23일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알렸다. 제이엘케이는 인도네시아 기업 ACNCG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휴대용 폐질환 분석 시스템 ‘핸드메드-제이뷰어엑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약 3623만원 상당이다.
이 제품은 손바닥만 한 휴대용 엑스레이 카메라를 인공지능 분석 솔루션 제이뷰어엑스와 결합해 간결하고 신속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성 폐렴을 포함한 각종 폐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한다. 현지 병원에선 폐질환자 및 코로나19 의심환자의 진단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또다른 업체 루닛의 폐 비정상 소견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CXR‘도 해외 코로나19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의료기기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파나마 등 국내외 10개에서 코로나19 환자 및 의심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 분석에 사용되고 있다.
이 제품은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수 초 내로 분석해 각 질환 의심 부위와 의심 정도를 색상 등으로 자동 표기해준다. 루닛은 지난 6월 세계 1위 의료영상장비 업체 GE헬스케어와 협업 체계를 구축, GE헬스케어 엑스레이 장비에 루닛 인사이트가 탑재된 제품(흉부 케어 스위트)도 선보였다.
이런 성과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제품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 제품은 2018년 4개였던 것이 올해 6월 26일 기준으로 5배가 넘는 22개로 불어났다. 진단 대상도 폐, 안과, 골절, 소화기, 유방, 전립선, 치과 영역 등으로 다양화됐다.
지난 4월에는 딥바이오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의사의 전립선암 진단을 도와주는 체외진단용 소프트웨어(딥디엑스 프로스트테이트)를 통해서다. 딥바이오는 엑스레이(X-RAY)나 씨티(CT), 엠알아이(MRI) 등 영상의학과 분야의 이미지를 읽는 기존 AI의료기기를 넘어 처음으로 병리과 영역의 조직검사 이미지로 암을 진단한다.
식약처의 측면 지원도 이런 성과에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식약처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장 조성에 나섰다. 식약처는 이런 선도 규제기관의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 6월 열린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운영위원회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인공지능 의료기기 국제규제 실무그룹(AIMDs)’의 초대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 실무그룹은 식약처 주도로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정의·적용대상 등 각종 국제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계획이다. 식약처가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국제 흐름을 주도할 수 있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