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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성장보다 사람이 먼저"

이학선 기자I 2011.09.01 16:38:15

한 회장, 신한금융지주 창립 10주년 기념사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차갑고 냉정한 금융회사가 아니라 따뜻한 금융회사가 돼야합니다.”
 
1일 오전 8시30분 신한금융지주 창립 1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20층 대강당. 계열사 사장 등 임직원 3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동우 회장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바로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다.
 
한 회장은 “어떻게 수익을 낼지를 생각하기에 앞서 금융이라는 업(業)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윤추구라는 일차적 목표에 매달리다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를 잃어버리는 우(愚)를 범하지 말라는 얘기다.
 
신한금융은 설립 당시 총자산 62조원, 직원수 5000명, 순이익 3500억원의 규모가 크지 않은 금융지주사였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총자산 329조원, 직원수 2만명, 순이익 2조3800억원이라는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것도 사실. 때로는 ‘비올 때 우산을 가장 먼저 빼앗는 은행’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지난해 이맘때는 경영진간 맞고소라는 초유의 일을 경험하기도 했다. 한 회장이 이날 ‘동행’과 ‘공생’, ‘마음을 터놓는 문화’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인 듯 했다.
 
신한금융이 창립초기부터 직원들에게 첫째 덕목으로 요구한 ‘성장’이라는 단어는 그 뒤로 밀렸다.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것에 대한 반성으로 읽혔다.
 
대신 한 회장은 아시아 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내에서 금융회사간 소모적인 경쟁에 매달리기보다 시야를 넓혀 해외로 나가자는 것이다. 한 회장은 “아시아 진출은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노력과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한 회장의 기념사에 앞서 직원들중 95명(16개팀)을 선발해 아시아 11개국에 문화탐방을 보내는 ‘아시아퀘스트’ 임명식을 가졌다. 이 행사도 신한의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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