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외환은행(004940)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따른 충당금 증가 여파로 198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중간배당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9일 국제회계기준(IFRS)를 첫 적용한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4분기의 2951억원보다 32.7% 줄어든 198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비이자이익의 합계인 총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0.8%, 전분기 대비 6.7% 증가한 782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1분기 총경비가 전분기 대비 12.5% 증가한 3767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전분기의 685억원보다 2배가 넘는 148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한 것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PF 및 건설 부문의 부실여신이 증가했고 상각 규모의 감소, 계절적 요인인 고정이하여신(NPL) 매각 부재 등에 따른 것이다.
NPL은 지난해 4분기말 기준 9264억원에서 1분기말 기준 1조2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기 NPL비율도 전분기 1.34%에서 1.44%로 상승했다. 연체비율은 건설 및 부동산 부문에 최근 닥친 어려움으로 인해 1.08%로 증가했다.
외환은행 측은 "1분기 충당금 증가 등으로 순이익이 감소했으나 전분기 하이닉스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감안하면 순이익이 오히려 늘었다"며 "1분기 신규 NPL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며 일부 기업의 일시적인 연체 문제도 2분기 중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총자산은 전분기 대비 6.8% 증가한 10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채권 등 대출채권은 전분기 대비 2.5% 늘어 67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총수신은 6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원화 예대비율(예수금/대출금)은 지난해 4분기보다 0.1% 줄어든 94.1%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Tier I) 비율은 각각 14.95%와 11.52%를 기록했다. 총자기자본의 경우 전분기 대비 1.9% 증가한 9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시장 점유율은 51%로 나타났으며 수출시장 점유율과 수입시장 점유율은 각각 31%와 29%를 기록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향후 계속적으로 전문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우위를 유지, 상품과 사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엄격한 신용리스크 관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분기 중간배당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결국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850원의 배당을 실시한데 이어 1분기에도 배당을 강행할 경우 고배당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외환은행이 지난 4월 현대건설 매각 대금 1조2000억원 중 약 9000억원이 순이익으로 들어오면서 오는 2분기에 1조원을 훌쩍 넘는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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