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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어윤대式 군살빼기+소통` 시동

원정희 기자I 2010.07.15 16:47:39

회장 포함 임원 연봉 삭감부터 착수
조직 통폐합으로 슬림화도 추진
내외부 100여명 TF팀서 변화혁신 주도

[이데일리 원정희 이준기 기자] KB금융(105560)지주가 어윤대식(式) 군살빼기와 소통에 착수했다.   

어윤대 회장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 14일 은행 경영협의회에 참석, 내부의 변화혁신을 위해 100여명의 초대형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TF팀을 중심으로 `비만증`에 걸린 KB금융에 대한 치유책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이와함께 어 회장 스스로 깜짝 발표했듯 회장은 물론이고 임원들의 연봉을 삭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어 회장이 인위적인 인력감축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인력 구조조정 대신 전 임직원의 임금삭감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 국민은행 조직의 통폐합을 통해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회장 임원 연봉 삭감 등 비용 절감부터 `착수`

어 회장은 지난 13일 취임식에서 "회장 급여 일부를 줄이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10%에서 많게는 30%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장 스스로 솔선수범해 비용절감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룹 임원들의 연봉도 함께 삭감한 뒤 전 임직원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 회장이 KB금융의 1인당 생산성이 경쟁업체에 비해 매우 뒤쳐지고 있어 경영정상화를 달성할 때까지 전 그룹의 비용절감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첫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 개혁 전 대내외 합의 도출

KB금융은 또 어 회장의 지시에 따라 내부직원과 외부컨설팅 전문가들을 포함해 100여명으로 구성된 초대형 TF팀을 만든다. TF팀을 총괄할 변화혁신TF팀장(부사장)으로는 박동창 한국글로벌금융연구소장이 영입됐다.  

박 부사장은 어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전략방향과 과제인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고비용 조직구조 등을 개선하는 업무를 총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어 회장이 이같은 막중한 역할을 외부 인사인 박 부사장에게 맡긴 것은 내부 개혁을 내부 스스로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TF팀에 외부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것도 객관적인 외부의 시선으로 국민은행 내부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토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TF팀을 통해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나 개혁이 아닌 대내외적인 합의를 도출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KB금융이 어 회장의 지시로 직원 1400여명에게 차기 행장 적임자를 묻는 질문지를 우편으로 발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질문지에는 전·현직 임원 가운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10여명의 인물들이 나열돼 있다. 이 가운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인물을 한명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차기 행장 후보에는 경영전략본부를 맡고 있는 최기의 행장대행, 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심형구 신탁연금그룹 부행장, 이달수 KB데이타시스템 사장, 정연근 전 KB데이터시스템 사장 등 1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 회장은 이 직원들의 설문조사(서베이) 결과를 참고해 빠르면 다음주초 차기 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 조직 통폐합으로 군살빼기도

KB금융은 13그룹(20본부 66부 2실) 체제로 운영되는 국민은행 조직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어 회장이 최근 임원들에게 그룹 통·폐합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이 역시 신설되는 그룹변화혁신TF팀이 주도적으로 준비해 선보일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통·폐합은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방안중 하나"라며 "어 회장이 조직 슬림화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인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초 분리된 전략그룹과 재무그룹을 다시 합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이와함께 일부 그룹은 본부로 격하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B지주 안팎에서는 국민은행의 조직체계에 변해가 가해질 경우 부행장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이동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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