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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더는 못 버틴다”…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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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3.19 07:46:43

NH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도약을 공식화하면서 저PBR 기업과 지주사 중심의 재평가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통해 저평가 기업에 대한 압박과 주주 보호 장치를 동시에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증시에선 PBR 1배 미만 종목군이 제도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PBR 1배 미만 주요 기업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전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를 계기로 정부가 자본시장 정상화와 체질개선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내세운 방향은 신뢰, 주주보호, 혁신, 시장 접근성 제고의 4대 축으로 요약된다. 이는 단순히 코스피 상승세를 이어가는 차원을 넘어 한국 증시의 구조적 할인 요인을 줄이고 프리미엄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신뢰 회복 측면에선 주가조작과 분식회계 근절, 부실기업 퇴출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의 조사 권한을 강화하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대상을 대폭 늘려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보고서는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가 기존 50개 수준에서 150개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옥석 가리기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주주보호 강화는 이번 방안의 핵심 축으로 꼽혔다. 정부는 앞으로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과정에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반주주 동의와 국내 상장 필요성 등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저PBR 기업 리스트를 작성해 KRX 밸류업 홈페이지에 상시 공개하는 이른바 ‘네이밍 앤 셰이밍’ 방식도 도입한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일정 기간 명단 공개를 면제해 자발적인 밸류업 참여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이 대목이 시장에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짚었다. 정부가 투자자에게는 자본시장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기업에는 저평가 상태를 방치하지 말고 스스로 가치 제고에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가의 책임 강화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까지 추진될 경우, 만성적인 저평가 기업을 둘러싼 주주행동주의 압박도 한층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혁신 부문에서는 성장사다리 복원이 강조됐다. 초기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출범했으나 존재감이 약해진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고, 코스닥 시장에는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의 승강제를 도입해 역동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와 대형 IB의 모험자본 공급도 본격화해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자본시장의 생태계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시장 접근성 확대 역시 병행된다. 정부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BDC, RIA 등 장기투자형 상품을 조속히 출시하고, MSCI 선진지수 편입 로드맵을 통해 금융시장 시스템 선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 자금 유입 기반도 함께 넓히겠다는 의미다. 자본시장 선진화가 제도와 상품, 투자자 기반 전반에 걸쳐 동시에 추진되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가 결국 PBR 1배 미만 기업들에 대한 관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저PBR 기업에 대한 변화 요구가 계속되는 만큼 기업들이 자구적으로 밸류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이면서 PBR 1배 미만이고, 최대주주가 개인인 기업군으로 LG(003550), 롯데지주(004990), 현대해상(001450), 이마트(139480), 하림지주(003380), HDC(012630), 태광산업(003240), SK디스커버리(006120), 영풍(000670), LX홀딩스(383800) 등이 제시됐다. 다만 보고서는 해당 리스트가 특정 지표 관점에서 추출된 것으로 추천 종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여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추가 변수로 거론됐다. 상속·증여세 산정 시 평균주가 기준을 활용하는 현행 구조 아래에서는 일부 대주주에게 주가를 낮게 유지할 유인이 존재했는데, 개정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에 대해 비상장사처럼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으로 상속·증여세를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대주주의 주가 하락 유인이 약해질 수 있고, 특히 최대주주가 개인인 저PBR 기업은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은 불공정 거래와 부실기업을 걸러내는 한편, 저평가 기업의 변화와 자발적 밸류업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로 요약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기 위한 제도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저PBR 종목과 주주가치 제고 여력이 큰 기업들로 쏠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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