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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칼부림 예고' 30대, 징역 3년 구형…"정신병원 보낸다고 해 범행"

이유림 기자I 2024.07.24 13:22:01

중증 정신질환 주장…약 복용도 임의 중단
30대 배씨 "죄송하다…뉘우치고 반성하는 삶 살것"
檢, "불안감 야기·경찰 인력 낭비" 징역 3년 구형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박동현 수습기자] 서울역 칼부림 예고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30대 남성 배모(33)씨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0여년간 정신병원 입·퇴원을 반복한 배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부모님이 정신병원에 보낸다고 하자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지난 5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24일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박석근 부장판사는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배모(33)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배씨는 지난 5월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서울역에서 24일 흉기난동을 하겠다. 남녀 50명 아무나 죽이겠다”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게시글로 인해 경찰공무원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총 50명이 지난 5월 22~24일 비상근무를 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피고인은 우범기간에 살인 예고글을 게재해 불안감을 야기하고 경찰 인력 낭비를 유도했다”며 “긴급체포 직전에 자진 신고했지만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아 아이피 추적 등 추가 수사로 알아내게 하는 등 수사력 낭비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징역 3년을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배씨 측 변호인은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상황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배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조현병, 충동조절장애,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중증 정신질환자이고 지적장애 3급”이라며 “10년 동안 정신병원 입퇴원을 8~9회 반복해 왔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 며칠 전 의정부 정신병원에 3개월가량 입원해 있다가 퇴소한 상태였다”며 “퇴소 후 정신과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사건 발생 10일 전부터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은 중학교를 중퇴한 이후 2014년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고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라 매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며 “부모님이 이혼하고 친형과도 연락이 두절되는 등 가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 점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배 씨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관해 “부모님이 정신병원에 보낸다고 해서 화가 나 살인 예고 글을 따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배씨는 최후 변론에서 “죄송하다”며 “제가 잘못한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앞으로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배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2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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