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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윤희숙과 윤미향, 이 둘은 왜 다른가?"

김민정 기자I 2021.08.30 13:58:24

"국회의원 자리는 윤미향을 보호해줬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최근 부친 농지법 위반 의혹 제기에 반발해 대선 출마 포기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보조금·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을 비교하는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희숙과 윤미향, 이 둘은 왜 다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 지난해 5월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자신이 정의연과 윤미향 의원에게 이용당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해당 기자회견 후) 파장은 컸다. 좋은 일을 하는 줄 알았던 정의연이 알고 보니 할머니를 인질로 삼은 앵벌이집단임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교수는 “언론취재가 시작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회계처리가 엉망인 것이야 시민단체의 열악한 사정 탓이라 해도 후원금을 할머니에게 쓰지 않고 지네들끼리 쓴 정황은 너무도 명백했다”며 “문제는 윤미향이 집권여당의 비례대표 7번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는 당선인 신분이라는 점, 그녀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윤미향의 선택은 잠적이었다. 현행법상 회기가 시작되는 6월1일부터는 국회 동의 없이 체포나 구금이 불가능한데다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한 슈퍼정당, 곧 피고인이 될 그녀가 의원직을 지키는 선택을 한 것은 지극히 윤미향스러운 짓, 그녀는 그렇게 사라졌다”고 했다.

또한 서 교수는 “그녀가 다시 대중 앞에 등장한 건 5월 29일, 그날은 민감한 이슈가 가장 많이 처리되는 금요일이었고 주말만 넘기면 회기 시작일이니 그날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도 역시 윤미향스러웠다”며 “그 자리에서 윤미향은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을 죄다 부인했고, 기지들의 질의에 형식적인 답변만 몇 개 한 채 회견장을 떠난다”고 윤 의원의 기자회견 당시를 떠올렸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알맹이 없는 회견이어서인지 사람들의 관심은 그녀가 기자회견 내내 흘렸던 땀에 집중됐다. 낮 최고기온 27도, 강수확률 0%의 건조한 날씨에 윤미향은 웬 땀을 그리 흘렸을까”라며 “질병이나 체질 때문에 땀이 많을 수도 있지만, 불안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과도한 땀을 흘릴 수도 있다. 그 뒤 윤미향이 땀으로 이슈가 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기자회견 당시 뭔가 구린 게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 교수는 “이유가 뭐든 간에 윤미향이 쟁취한 국회의원 자리는 그녀를 보호해줬다. 예컨대 윤미향의 지시로 마포 쉼터에서 할머니를 돌보던 소장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며 “윤미향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죽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검찰은 그녀를 조사한 적도 없었던데다 소장이 죽은 날 마지막으로 통화한 건 윤미향이었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게다가 그날 밤, 소장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며 119에 신고한 자는 윤미향의 보좌관이었다”며 “그래서 파주경찰서는 윤미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그녀는 의정활동이 바쁘다며 6개월간 소환에 응하지 않고 버텼고, 결국 경찰서 측은 단순 극단적 선택으로 사건을 처리해 버린다. 그녀가 의원 신분이 아니었다면 이런 게 가능했을까?”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서 교수는 윤희숙 의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윤 의원의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윤희숙은 현 정부의 임대차3법을 비한하는 5분짜리 연설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녀의 예언대로 임대차3법은 전세값을 껑충 뛰게 했고 매물 자체가 사라지게 했으니 법안이 잘못된 건 명백했지만 여권 애들은 자신들이 만든 법을 반성하기보단 ‘윤희숙은 집이 두 채니 가짜 임차인이다’ 같은 한심한 물타기에만 골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윤희숙은 자신만의 길을 계속 걸었는데, 탁월한 경제지식으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정청래. 김두관처럼 막말이나 일삼는 ‘의원 호소인들’에게 지쳐 있던 국민들은 윤희숙을 보면서 국회의원이 왜 필요한지를 깨달았고, 저런 이가 차기 정부에 중용된다면 우리나라가 나아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특히 이재명 지사가 특유의 거짓으로 혹세무민을 시도할 때마다 탁월한 경제 지식으로 참교육을 시켜줌으로써 그의 허상을 깨준 건 윤희숙의 명성을 더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결국 윤희숙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하는데, 그 뒤 각종 방송과 유튜브에 나와 자신의 정견을 발표하면서 ‘뛰어난 이가 후보로 나오면 정책선거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며 “윤희숙이 부동산 투기에 연루됐다는 권익위의 발표는 그래서 충격이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세종시에 땅을 산 게 농지법 위반이라는 것. 그래도 자신이 한 게 아니라 아버지가 한 일이니 죄송하다고 머리 한 번 숙인 뒤 넘어가겠지, 라는 생각을 할 때쯤 윤희숙은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투기자 명단에 오른 민주당 12명, 국민의 힘 12명, 열린우리당 김의겸 등 25명의 연루자 중 스스로 사퇴의사를 밝힌 이는 윤희숙이 유일했다. 국회의원 1석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윤희숙이었기에 당 대표를 비롯해 보수 지지자들은 사퇴를 만류했지만, 윤희숙은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다시 천명했다”며 “여권 모리배들의 말처럼 윤희숙이 KDI 재직 시절 얻은 정보로 아버지가 땅을 샀을 수도 있다. 그 땅이 지난 5년간 겨우 두 배 올랐으니, KDI에 문제가 아주 많아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라고 했다.

또한 서 교수는 “윤희숙은 자신과 가족을 수사해 이런 의혹들을 다 검증해 달라고 요구하며, 사퇴한 뒤 특권 없이 수사받는 게 자기 정치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본 적이 없는 퍼포먼스에 국민들이 감동할 때쯤, 여권 모리배들은 비상이 걸렸다”며 “윤미향을 비롯해 더한 짓을 한 이들마저 보호해 왔던 자신들의 행태가 윤희숙 의원과 너무 비교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윤희숙의 사퇴를 쇼라고 우기며 그녀를 자기들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발버둥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윤희숙이 사과만 한 뒤 의원직을 유지했다면 ‘당장 사퇴하라’고 난리쳤을 작자들이, 사퇴 선언에 당황해 ‘조속한 수사가 답’이라고 둘러대는 꼴은 참으로 처절하다. 당연히 그들에겐 이 사퇴안을 처리해 줄 생각이 1도 없다”며 “사퇴안이 처리되는 순간 윤희숙은 훨씬 큰 정치인으로 성장해 자신들을 위협할 것임을 알고 있으니까”라고 썼다.

끝으로 서 교수는 “이럴 때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윤희숙의 승부수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사퇴안을 처리하는 것이다. 의석수가 한참 모자라지만, 국민의 힘 의원들이라도 전원 참가한 뒤 더불당 애들을 압박한다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라며 “이준석 당 대표의 정치력을 주문해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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