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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전 남편을 제주에서 살해하기 두 달 전인 지난해 3월 의붓아들이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숨졌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아들이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홍씨에게 수면유도제를 넣은 차를 마시게 한 후 아들의 뒤통수를 10여분 간 눌러 살해했다고 기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5일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서도 “의붓아들이 고유정 고의에 의한 압박행위가 아닌 함께 잠을 자던 아버지에 의해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검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대법원의 결론의 이유가 경찰의 잘못된 초동 수사 탓이라는 게 홍씨의 일관된 주장이다. 수사팀이 홍씨를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면서도 고유정은 입건하지 않았고, 그 사이에 고유정이 증거를 인멸하고 ‘홍씨가 잠버릇이 있다’는 식으로 사건을 끌고 갔다는 것이다.
홍씨는 추가 수사 과정 중에서도 언론과 지인들에게 경찰이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사건이 언론에 알려질 당시)저희들이 언론을 통해 사건에 대해 공개하려고 하면 ‘홍모씨가 범인인 데에는 스모킹건이 있다. 그의 말만 들은 언론사는 큰코 다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을 전해들었다”며 “친구들이 방송사 등에 제보를 하려고 하면 따로 연락해 이를 못하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 공직자들이 이렇게 부실한 수사를 했을 때 징계 여부나 진상조사 여부에 대해서도 우리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민갑룡 전 청장이 이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이뤄졌는지도 우리는 알 수 없다”며 “경찰의 자체 진상조사를 믿고 타당한 징계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