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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반도체 초호황에 수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물량 증가율이 5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의존도가 커지는 것은 우리 경제에 오히려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를 빼면 딱히 호황을 누리는 업종은 찾기 어렵다.
수출물량지수 5년7개월來 최고치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9월) 수출물량지수는 162.70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2월(22.2%) 이후 5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수출물량지수는 무역지수 통계 중 하나다. 무역지수는 수출입 금액 변동을 물량 요인과 가격 요인으로 나눠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통계다.
수출 호조를 이끈 건 반도체다. D램, 플래시메모리, 시스템IC 등이 포함된 직접회로(전기·전자기기 부문에 포함)의 수출물량지수는 31.6% 올랐다. 반도체 검사장비(정밀기기에 포함)의 경우 65.6%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은 일반기계, 전기·전자기기, 정밀기기 등의 부문에 포함돼 있다. 이 부문들의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16.0%, 39.6% 급격하게 올랐다.
수출금액지수도 고공행진을 했다. 지난달 상승률은 29.8%. 2011년 1월(30.7%) 이후 6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금액과 물량이 동시에 오른 것은 더 비싸게, 더 많이 수출했다는 의미다. 수출만큼은 ‘건강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입도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수입물량지수는 138.31로 14.9% 상승했다. 수출과 마찬가지로 2012년 2월(15.3%) 이후 최고치다. 수입금액지수(118.96) 역시 23.7% 올랐다.
최정은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수입도 반도체 호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도체 투자를 위한 장비 수입이 급증했다는 뜻이다. 반도체 장비가 포함된 일반기계의 수입물량지수는 무려 48.7% 올랐다.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0.6%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수출물량지수가 모두 상승한 덕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6%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반도체 제외하면 어려운 이중구조”
하지만 수출 초호황의 그림자도 없지 않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호황을 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제1차 금속제품의 경우 지난달 수출물량지수 상승률은 7.6%였다. 그런데 그 이전 두 달은 각각 -2.4%, -0.2%에 그쳤고, 6월 상승률은 3.6%였다. ‘들쭉날쭉’하고 있는 것이다.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수송장비 등도 반도체처럼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수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만약 반도체마저 불황을 맞게 된다면 경제 전반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전날 한은 국정감사 때도 이는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아주 어려운 이중구조”라며 ‘반도체 착시현상’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