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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언제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터질지 모르는 우려를 낳고 있는 그리스와 우크라이나 경제는 말 그대로 죽을 쑤고 있다. 그러나 이들 두 나라보다 더 부진한 경제 성장을 국가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잘 믿기지 않겠지만, 이는 사실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경제 후퇴를 보이고 있는 국가는 바로 마카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부패와의 전쟁`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카지노의 나라 마카오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분기(올 1~3월)중에 전년동기대비 25%나 추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반면 경기 후퇴에 빠지긴 했지만 그리스는 1분기에 연율 환산으로 0.8%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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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마카오 카지노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VIP 고객들의 숫자는 중국 정부의 단속 이후 수천명이나 급감했다.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도 주요 고객인 중국인들의 발목을 잡는데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마카오의 총 카지노 매출은 지난 4월에 전년동월대비 39%나 급감했다. 지난해초부터 지금까지 11개월 연속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카오의 한 해 GDP에서 카지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에 육박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카지노 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마카오의 실업률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리스 경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세계 최대 카지노 운영업체인 샌즈그룹의 중국 법인은 카지노 사업 부진으로 인해 오히려 대규모 리조트 사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재 샌즈그룹은 마카오에 호텔과 종합 리조트를 잇달아 짓고 있다. 이같은 투자가 실패로 돌아갈지, 또다른 수익원이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