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내년이면 입사 3년차가 되는 신입사원 최 씨는 최근 만기가 되는 예금의 재투자처를 찾아 나섰다. 공모주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투자처라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자 공모주 투자를 마음먹었다. 지난달 상장한 파티게임즈에 투자하고 수익을 보자 확신이 생긴 최 씨는 이후로 상장하는 공모주에 모두 투자했다. 결국 최 씨는 25%나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묻지마 공모주 투자에 나서면서 최 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첫 상장된 SKC코오롱PI(178920)는 8일 오후 1시 11분 현재 공모가 8000원을 하회한 7440원에 거래 되고 있다. SKC코오롱PI는 7800원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최고가(7980원)와 최저가 7300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단 한번도 공모가를 뛰어 넘지 못했다.
이같은 모습은 최근 상장한 종목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24일 상장한 텔콘(200230)도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1만4500원) 대비 5% 가량 하락한 1만3800원에 형성됐고, 27일 상장한 씨에스윈드(112610)와 이달 4일 상장한 에프엔씨(173940)엔터테인먼트도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10% 하락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들 종목들들은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부진한 모습이다. 이날 기준 텔콘은 25%, 씨에스윈드와 에프엔씨는 각각 35%, 2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 11월 초 상장한 슈피겐코리아(192440) 부터 파티게임즈(194510) 까지 스팩(SPAC)을 제외한 5개 기업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웃돌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 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상승률은 70%. 그러나 이후 상장한 텔콘부터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
앞서 상장한 테고사이언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509대 1을 기록했고, 슈피겐코리아도 255대1의 결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SKC코오롱PI나 씨에스윈드는 각각 23대1, 109대1을 기록하며 기관들로 부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는 기관수요예측서 185대1을 기록한 가운데 엔저 리스크가 부각되며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투자가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이 높긴 하지만 모든 종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실적과 사업 성장성 등 펀더멘털 측면을 투자신고서를 통해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고, 이도 어렵다면 공모주 투자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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