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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2천원이 넘어요?…알뜰주유소도 비싸네요"

장순원 기자I 2012.03.14 17:02:19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 마트 내 알뜰주유소
주변 가격보다 70원 저렴.."서울에 많이 만들겠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이 넘어요?"

14일 오후 1시50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내 농협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은 찾은 김 모 씨(27세)는 기름값이 적힌 가격표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NH알뜰주유소. 휘발유를 리터당 2038원에 판매하고 있다. 서초구 평균가격보다는 70원 정도 저렴하다. 러시아워 전이라 주유소를 찾는 소비자는 뜸했다.


주유원에게 카드를 내밀면서 "알뜰주유소인데도 생각보다 비싸네요"라고 한마디 하자 주유원은 "여기가 서초구이니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좀 비싸다"며 머쓱하게 답했다. 이어 "그래도 주변보다는 20~30원 정도 쌉니다"라고 했다.

주유원 말대로 그나마 이곳은 서초구나 서울 지역 평균 가격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 곳 농협 알뜰주유소는 휘발유를 리터당 2038원에 판매 중이다. 인근 SK주유소나 GS칼텍스보다 30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서초구 주유소 평균 가격인 2102원보다는 64원 정도 싸다. 서울지역은 리터당 2099원으로 21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용구 NH알뜰주유소 소장은 "알뜰주유소로 바뀌면서 기름을 종전보다 약 40~50원 정도 저렴하게 공급받아 서초구 내 주유소보다 100원에서 150원 정도 싸게 팔고 있다"며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 외에는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열흘 전부터 이곳 알뜰주유소 휘발유가격도 리터당 2000원이 넘었다.

기름값이 치솟은 탓인지 알뜰주유소를 찾는 손님도 생각보다 뜸했다. 주유소로 들어오는 차량이 1분에 1대꼴이 안 되는 듯해 보였다.
 
오 소장은 "알뜰주유소로 전환한 뒤 손님이 30% 정도 늘어 하루에 평균 1300대 정도는 들른다"면서도 "이상하게 지금은 손님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워가 다가오는 오후 4시부터는 바빠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분당에 거주하는 박 모 씨는 "그래도 여기가 주변에서는 가장 싸 자주 들른다"며 "여기서 가득 채웠을 때를 기준으로 분당에서 자주 가던 주유소보다 4000~5000원 정도 싸다"고 말했다.

정부는 파급과 홍보 효과가 큰 서울과 수도권에 알뜰주유소를 빨리 확산시킬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미니 알뜰주유소 형태로 서울에 10곳 정도를 세울 계획이다. 또 서울지역에 매물로 나온 주유소를 사들여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기존 주유소를 전환하기 위해 지원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기존 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갈아타는 것을 돕기 위해 자금지원 같은 인센티브를 주고, 까다롭던 전환 조건도 대폭 낮췄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은 "알뜰주유소 효과를 체감하려면 인구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에 될 수 있는 대로 알뜰주유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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