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제공]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부당한 방법(역외탈세)으로 포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권혁 시도상선 회장에 대한 법정 공방이 시작된 가운데, 조세심판원에 계류 중인 권 회장의 조세불복 사건에 대한 심리도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4월 권 회장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 권 회장 개인 및 권 회장 소유의 해운법인 등에 거액의 세금을 부과했다. 권 회장은 국세청의 과세권 행사에 반발해 지난 7월 모 회계법인을 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16일 현재 심판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권 회장 개인에게 과세된 2700여억원 규모의 종합소득세 심판청구와 홍콩에 소재한 시도카캐리어서비스에 부과된 1300여억원 규모의 법인세 심판청구 등 총액 4100여억원에 달한다.
심판원은 지난 9월 말 과세관청(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심판사건에 대한 의견서를 이첩받은 뒤 심리 담당부서를 배정(제2심판부), 심리를 진행해왔으며 금명간 심판관회의를 열어 기각 또는 인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심판원은 심판관회의 과정에서 권 회장 측 대리인들을 불러 의견진술을 충분히 청취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 결정의 향방을 좌우하는 최대 핵심 쟁점은 권 회장의 국내 거주자 해당 여부다.
권 회장 측은 홍콩 등 해외에서 주로 거주하며 사업을 운영, 국내 거주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국세청의 과세는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국세청은 권 회장이 사실상 국내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국내 거주자가 아닌 것처럼 위장해 세금을 포탈했다는 주장이다.
권 회장 측이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한 심판원의 결정 향방은 현재 과세를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구리왕` 차용규 씨에 대한 조세불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심판원은 최근 유사한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몽골에서 따낸 금광(金鑛) 사업권의 일부를 100억원에 매각한 뒤 `몽골 거주자` 임을 내세워 세금을 내지 않은 A 씨에 대한 국세청 과세가 정당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상이한 측면이 많지만 심판원은 A 씨가 국내에서 상당 기간 체류한 사실과 관련해 국세청이 제시한 자료들을 토대로 A 씨를 국내 거주자로 인정했다.
실제로 국세청은 권 회장의 국내 거주자 여부를 증명할 상당량의 증빙자료를 심판원에 제출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