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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변화의 첫단추를 꿰다`..구본준式 `3色 인사`

류의성 기자I 2010.11.02 14:41:37

조직인사 한달 앞두고 MC사업본부 깜짝 개편
필요한 인재는 과감히 발탁..품질과 기술 강조

[이데일리 류의성 조태현 기자] "진단은 끝났다. 이젠 해결책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저녁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관련 기사 참조 ☞ LG전자 구본준號, 첫 조직개편.."CEO 직속 팀 신설") 아울러 `혁신팀`과 `6시그마팀`을 신설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부사장과 임원 등 30여명의 간부직원이 자리를 옮겼다.

◇ 냉정한 판단과 신속한 인사 

"냉정한 상황 판단에 이은 신속한 대책. 필요한 인재는 과감히 영입. 품질은 기본 중의 기본." 이번 인사를 두고 LG그룹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번 인사는 LG그룹은 물론 LG전자 MC사업본부에서도 거의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12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어 `다소 빨라질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정도였다.

그러나 구 부회장은 기다리지 않았고 1개월을 앞당겨 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그는 그동안 사업현장 방문 등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냉정하게 분석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자존심이자 중요한 매출원인 휴대폰사업이 가장 먼저 살아나야 한다는 판단이 섰고, 예상보다 빨리 개편 결정을 내렸다. 

어차피 4분기도 적자가 유력한 만큼, 조직을 빨리 추스려 2011년을 빨리 시작하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 "필요한 인재는 과감하게 발탁"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LG디스플레이에서 혁신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사업을 담당하던 고명언 상무와 김준호 상무를 각각 영입한 것이다.

고 상무는 CEO 직속의 혁신팀장을, 김 상무는 MC사업본무 품질경영담당을 각각 맡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사업의 중요함을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LG전자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혁신과 품질이라는 구 부회장의 인식을 반영한 인사라는 것이 LG전자 관계자의 해석이다.

과거 김쌍수 부회장 시절부터 6시그마 활동에 참여해 잔뼈가 굵은 최경석 LG전자 HA사업본부 러시아생산팀장 상무를 본사로 과감히 불러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003550)그룹에선 이런 인사가 확대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필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사라면 과감하게 배치하겠다는 것. 게다가 LG그룹에선 구본준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 CEO 출신인데다 전자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경영인이자, LG가(家)의 인물이기 때문에 그만이 할 수 있는 인사라고 평가한다.

MC사업본부에 이어 HE사업본부도 곧 조직개편을 할 것으로 알려져 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의 인사가 추가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걸로 알려졌다. HA사업본부 등 다른 사업부도 조직 개편 윤곽이 나오고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다.

◇ 품질은 기본 중의 기본..기술 중심의 LG로 

이번 인사에서 유난히 강조된 것은 품질이다. MC사업본부에 품질경영담당이 생겼고, 혁신팀과 6시그마팀이 CEO 직속으로 생긴 것도 그렇다.

제품기술담당에는 한기철 전무를 배치했다. 한 전무는 품질 담당전문가다. 그를 제품기술담당에 배치한 것 역시 품질이 바탕이 된 기술을 실현하라는 최고 경영진의 의중이 담겨 있다.

해외 R&D담당을 신설하고, GOC(글로벌 오퍼레이션 센터) 내에 제품기술팀을 만든 것도 기본을 강조하는 인사다.

LG전자(066570) 휴대폰사업 내부에 경쟁체제와 시너지, 책임경영을 정착시키겠다는 복선도 읽을 수 있다. 상품기획 산하에는 스마트폰 플랫폼 기획팀,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플랫폼 기획팀, 선행상품 기획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팀 등 4개 팀을 편제된 것이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과거 남용 부회장 시절에 마케팅에 비교적 많은 역량을 쏟았던 것과 달리 생산·연구개발·품질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LG전자의 새 사령탑에 오른 구 부회장은 연구개발에 무게를 두는 CEO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MC사업본부는 진정한 구본준 체제의 진용이 갖춰진 것"이라며 "앞으로 LG전자 휴대전화가 기술 중심의 LG라는 이미지를 만들어갈 선봉장에 설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다른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조직을 추스리면서 LG디스플레이 임원을 부르는 것은 자신만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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